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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값 빠진다" 한국서 내시경 검사

해외 교민들, 고국으로 잇단 발걸음…美·英 등 유학생들도 많아

박재붕기자 기자  2006.08.03 06: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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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MBC PD수첩에서 국내 의료기관들의 내시경 소독실태에 대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파헤지자 시청자들이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국내 의료현실의 문제점도 또다른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현행 내시경 검사료는 미국, 영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필리핀보다도 낮아 여름철 방학시즌에는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한국행을 선택하는 해외교민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내시경 검사료는 종별가산율을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 3만6100원이다.

의원급의 경우 15%의 종별가산율을 적용하면 약 4만1500원이고 종합전문요양기관이더라도 30% 가산율을 적용할 때 4만6930원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위내시경 검사료가 약 2000달러(98만원), 일본은 약 1만엔(약 8만5000원), 중국은 6만5000원, 홍콩 20만원(건강보험환자), 필리핀 10만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대한소화기내기경학회 출처]

이에 방학시즌이 되면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한국행을 선택하는 해외유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의 한 교수는 2일 "현재 우리나라 내시경 검사수가는 외국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방학때면 외국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오늘도 2명이나 이 같은 환자를 검사했다"고 말했다.

가톨릭성모병원 한 교수도 "우리나라 내시경 수가가 매우 낮다보니 해외교포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가서 내시경검사 받으면 비행기 값은 빠진다는 얘기도 있다"며 "외국에 비해 내시경 수가가 턱없이 낮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같은 저수가 구조의 문제점은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현재 진행중인 신상대가치점수 개발 연구작업에도 반영이 안돼 내시경학회측에 많은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1일 방영된 PD수첩의 핵심사안이었던 내시경 검사장비 소독 문제와 관련, 현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측에서는 소독비용을 별도산정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측에서 소독비용을 별도산정할 수 있도록 주장하는 근거에는 대학병원급 정도의 요양기관에서 1년에 들어가는 소독 약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대학병원의 경우 연간 소독약값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약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관련, 학회 한 관계자는 "소독비를 원가분석한 결과 건당 약 4000원으로 나왔다"며 "4만원 수준의 내시경 수가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소독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PD수첩 프로그램에서처럼 소독약으로 무엇을 써야하며, 어떻게 소독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의사들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수천만원대(4000만원~1억)에 달하는 내시경 한 대 설치하고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소독기까지 구비해서 규정된 시간을 맞춰가며 소독하고 검사하길 바라는 것 또한 현행 의료현실에서는 지나친 요구나 다름없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사제공 :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