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양산의 한 아파트가 시공사의 부도로 경매에 넘어가며 모든 세입자가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당시 양산 J아파트의 경우 세입자별 보증금은 약 2300만원 선.
하지만 채권단이 은행권의 근저당 시기가 임대차 보호법상 보증금
2000만원 이하 세입자만 보호 받을 수 있는 98년 이전이어서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았더라도 법적으로 단 한푼의 전세금도 돌려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성동구 성수동의 임천락 씨(가명, 56세) 역시 이와 같은 사례다. 그는 지난해 11월 월세 40만원에 전세보증금 4000만원을
내고 지금의 빌라로 이사를 했다.
이사 당시 이 집에는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었지만 집을 소개해 준 중개소에서는 “요즘은 임대차 보호법 때문에 만일 이 집이 잘못되더라도 전세보증금 4000만원까지는 1600만원은 다른 담보물권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으니 너무 염려말라”고 했다.
꺼림칙하긴 했지만 집이 마음에 들었던 임 씨는 중개소 말을 믿고 이사를 했다.
6개월 후 집주인이 부도가 나고 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지만 임 씨는 전세금을 한푼도 돌려 받을 수 없었다. 임천락 씨가 이사 당시 근저당이 설정된 날짜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저당권 설정돼 있는 곳 피하는 게 좋아
전세보증금 4000만원 중 1600만원을 우선 변제 받을 수 있다는 법률은 지난 2001년도 9월 15일에 개정된 것.
이 빌라가 근저당에 설정될 당시에는 보증금 3000만원까지만 1200만원 한도 내에서 우선 변제 받을 수 있었다.
임 씨가 살고 있던 집의 근저당은 2000년도에 설정된 것으로 임 씨는 그때의 임대차 보호법으로는 보호 받을 수 없는 4000만원에 해당하는 임차인이었던 것이다.
물론 임 씨가 3000만원 이하의 보증금으로 이 집에 이사를 왔다면 1200만원 한도까지는 우선 변제 받을 수 있었지만 결국 임 씨는 법의 테두리에서 밀려났고 한푼도 건지지 못한 채 집에서 쫓겨나야만 했다.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는 “이런 일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곳은 아예 피하는 것이 좋으며 등기 확인 시 건물 뿐 아니라 토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