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한국 경제호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율, 유가, 기업체의 경기실사지수(BSI) 등은 일제히 위기 경보를 울리고,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무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경제가 침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다.
더 큰 문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내년에는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부터 9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처럼 9년여를 이어오던 흑자기조에 종지부를 찍고 10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오싹 소름이 끼칠 정도다. 당초 160억달러로 전망됐던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40억달러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올 경상수지 흑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소수준으로 떨어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전망치도 다르지 않다. 올 경상수지가 1억달러 흑자에 그치거나 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고, 내년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경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 것은 환율은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법인의 해외 배당금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도 한몫했다.
원유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입을 통한 상품수지 흑자는 감소한 반면 환율하락으로 씀씀이가 커지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진 것이 이러한 위기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경제를 보는 외국 기관의 시선도 차가워지고 있다. 이미 영국의 경제조사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아시아개발은행 등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북핵, 유가, 환율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적인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또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덩달아 기업의 투자심리와 민간의 소비심리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사상 최저치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 성장을 주도해 오던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우리 경제의 성장견인차인 수출과 설비투자도 불투명하다니 이래저래 걱정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특히 정책당국자들은 책임의식을 갖고 작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초에 마련했던 거시경제 지표 등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유연함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제 유가, 환율, 북핵 문제 등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는 대외적 불확실성은 우리 힘으로 해소하기 힘든 과제다. 하지만 급속한 소비 위축 등 대내적 문제는 정책적인 지원 등을 통해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다.
우리가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작금의 경제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