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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적] 여덟 명의 평범한 아이들 세계 명문대생 되다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7.01 1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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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금 생각하면 내 미국 생활은 축구와도 같았다. 달리다 넘어지면 오뚝이처럼 일어나야 했고 또 발에 걸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야 했다.”

   
용기와 배짱을 무기로 영어회화 사전 하나만 ‘달랑’ 든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이슬(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 재학 중)이가  유학 생활을 돌아보며 던진 말이다. 단 두 문장으로 유학 생활의 어려움을 적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모든 것이 세계화의 물결에 편입되는 요즘, ‘유학’은 세계로 나가는 필수 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책 ‘여덟 명의 평범한 아이들 세계 명문대생 되다’(이강렬·민은자 편저, 황소자리 刊)는 1년 여정의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궤도를 완전히 수정해 대학까지 간 ‘평범한’ 아이들의 유학생활 분투기 이자 성공기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부모들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이들 여덟 명의 학생들은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고 책임을 지기 위해 이를 악물며 공부를 했다. 그러나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첫 수업에서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절망하기도 하고, 몸이 아픈 날은 어머니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그리워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워 화장실에서 혼자 눈물 젖은 샌드위치를 먹기도 했다.

‘고생스토리’는 여덟 명 모두 제각각이지만, 그 속에는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어재호는 한국에서 소위 ‘문제아’로 손가락질을 받았던 학생이었다. 어머니에게 떠밀려 유학길에 올랐지만 난관을 이겨내고 지금은 캐나다 최고의 명문인 토론토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특목고를 다니던 임해인은 뛰어난 실력의 친구들 속에서 자신감을 잃고 지내다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꿈을 찾은 경우다. 코넬대학을 거쳐 지금은 호텔경영학의 세계 최고 수준인 스위스 로잔 호텔학교에서 꿈을 다져가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학에 다니는 김세중은 한국에 있었다면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한 채 교실에서 시간만 보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유학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모두 똑똑한 아이들의 일류대 입성기 뿐이어서 자신처럼 공부를 못했던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스스로가 표본이 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던 박용훈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온 자신을 발견한 경우다. 한국에서 성공하고 명예를 얻는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무대에서 한국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박용훈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릴 것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호주 ICHM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부모의 반대를 단식투쟁으로 물리치고 유학길에 오른 이동건은 고교 졸업 후 수많은 명문대의 입학제의와 장학금에 고심하다 캐나다 퀘백의 맥길대학을 미래의 디딤돌로 삼았다. 현재는 휴학을 하고 귀국해 육군 9사단에서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고교 2학년 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이수진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환멸을 느껴 스스로 유학을 결정한 경우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밤새 엉뚱한 숙제를 하기도 했던 초보 유학생이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진 것 없고 별로 눈에 드는 아이가 아니었던 이정민은 유학 초기 라커의 자물쇠를 여는 방법을 몰라 울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세계인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편저자인 이강렬·민은자씨는 책머리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화려한 일곱 빛깔 무지개를 좇는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토플이나 SAT를 만점 맞은 천재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하버드 러브스토리를 만들만큼 부유한 가정 배경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떠벌림도 아니다. 주변에서 그냥 쉽게 만나는 보통아이들의 가슴 찡한 이야기다. 그 누구라도 마음만 다부지게 먹으면 만들어 낼 수 있는 리얼 스토리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