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주택업체의 주택사업 담당 임원 10명 중 9명은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가격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8.31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기 또는 침체기 초입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하고 내년 주택시장 여건이 올해보다 나빠지고 주택 분양물량도 올해보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주택협회(회장 이방주)는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회원 56개사 주택사업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8·31대책 중 세금중과가 가장 큰 영향
이번 조사결과, 8.31대책의 부동산 가격안정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이 93%(5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는 답변이 64%(36명),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이 29%(16명)였다. ‘별로 기여하지 못할 것’이 7%(4명)으로 나타났으며, ‘전혀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8·31대책중 부동산시장 안정에 효과가 가장 큰 제도에 대해선 응답자의 54%(30명)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세 강화를 꼽았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제한 32%(18명), 송파신도시 등의 개발을 통한 택지공급 확대 7%(4명), 공영개발·분양가 규제·전매제한 5%(3명), 무주택서민주거안정, 임대주택시장 활성화 2%(1명)의 순이었다.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 인하,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입주권의 주택 간주, 기반시설부담금 도입 및 개발부담금제 부활, 토지거래 허가제 강화를 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이같은 설문결과는 8·31대책이 주로 세금 중과나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억제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8·31대책 2개월 시점인 현재 주택시장은 대부분 침체기(52%, 29명)이거나 침체 초입기(43%, 24명)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장기 불황기이라는 답변도 3%(2명)에 달했다. 회복기라는 응답은 2%(1명)에 그쳤고 활황기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8·31대책 가장 큰 타격은 강남
8.31대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거나 받을 부동산 분야에 대해선 아파트 신규분양이라고 답한 응답이 66%(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8·31대책이후 비인기지역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는데 주택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로선 시장 위축에
대한 체감정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18%(10명), 아파트 분양권 7%(4명), 기존주택(일반아파트 포함)
3%(2명), 재개발, 주상복합·오피스텔, 토지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2%(1명)이었다.
상가를 꼽은 사람은 한명도 없어 주목을 끈다. 이는 상가건물이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31대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거나 받을 지역에 대해선 서울 강남권(43%, 24명)을 꼽아 관심을 끈다. 이어 수도권
32%(18명), 지방 광역시 12%(7명), 기타지방 7%(4명), 서울 강북권 4%(2명), 충청권 2%(1명)등의
순이다.
이번 대책이 양도세 중과나 종합부동산세 강화 대상이 주로 강남권 다주택자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강북권을 꼽는 응답자들이 적은 것은 광역개발 등의 호재를 안고 있어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양도세, 종부세 강화에 비인기지역을 처분하려는 다주택보유자들이 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제법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가 추구해야 할 부동산(주택) 정책 방향으론 시장원칙 존중이 84%(47명)으로 나타나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제한적 개입 14%(8명), 적극적인 시장개입 2%(1명) 순이었다.
내년 주택시장 여건 안좋아
내년 주택시장 여건은 올해와 비교해 볼 때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쁠 것’이라는 응답이 59%(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주 나쁠 것’이라는 답변도 16%(9명)에 달했다. ‘좋을 것’이라는 답변은 9%(5명)에 불과했고 ‘아주 좋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응답에 참여한 한 업체 주택사업담당 임원은 “내년에는 집값과 반비례인 금리가 오르고 양도세와 보유세도 무거워져 분양시장의 가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일부 비인기지역은 시장 여건이 꽤 안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와 비교할 때 전체사업 중 주택사업 비중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39%(22명), ‘대폭 감소할 것’이 13%(7명)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52% 정도가 자사의 주택사업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비슷할 것’
30%(17명), ‘소폭 증가할 것’ 13%(7명), ‘대폭 증가할 것’ 3%(2명)이었다.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2%(1명)로 조사됐다.
또 재건축, 재개발을 포함한 자사의 주택 수주사업 물량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36%(20명)으로 가장 많았다.
‘비슷할 것’‘소폭 증가할 것’이 각각 21%(12명)로 그 뒤를 이었다. ‘대폭 감소할 것’이 15%(8명), ‘아직 알 수 없다’도 7%(4명)에 달했다. 하지만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주택분양 물량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41%(23명)로 가장 많았다.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14%(8명)까지 포함하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는 응답이 55%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21%(12명), ‘비슷할 것’ 20%(11명)에 달했다. ‘대폭 증가할 것’과 ‘아직 알 수 없다’는 각각 2%(1명)에 그쳤다.
주택업체 관계자는 “내년 주택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실제 계획 물량이 공급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칫 2∼3년 뒤에는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을 꼽은 사람이 36%(15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출규제 및 금리 인상 26%(11명), 공영개발·분양가 규제·전매제한 24%(10명),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및 보유세 중과 12%(5명), 재개발·재건축조합원 입주권 주택 간주 2%(1명)순으로 나타났다.
기반시설부담금 도입 및 개발부담금제 부활을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아파트값 내년 말까지 약세
주택사업담당 임원들은 대부분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내년 말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집마련 적기에 대해선 절반
정도가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이번 조사결과 서울지역 기준으로 지금(2005년 10월 현재)부터 2006년말 까지 아파트값 전망에
대해 ‘5∼10% 하락’을 점치는 응답이 32%(1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3∼5% 하락’ 21%(12명), ‘10% 이상
하락’ 16%(9명), ‘1∼3% 하락’ 6%(3명) 등의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5% 가량이 집값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자는 9%에 그쳤고, 상승폭도 소폭(1∼3%)을 점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합’을 전망하는 응답자는 16%였다. 이 같은 응답은 연구기관이나 부동산중개업소의 전망과 대체로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아파트 값의 하락 또는 보합을 예상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회복 시점을 물었더니 전체의 63%(32명)가 2007년을 꼽았다.
이 가운데 2007년 상반기를 꼽은 응답자가 43%(22명), 2007년 하반기가 20%(10명)이었다. 상당수 응답자들이 대선이 있는 2007년에 가서야 아파트 값이 본격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에 회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27%(상반기 6%, 내년 하반기 21%)에 그쳤다.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적기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가 50%(28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년 하반기가 32%(18명)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2%(46명)가 내년이 내집장만의 가장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연내나 2008년 이후는 각각 9%(5명), 4%(2명)에 그쳤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매도 적기에 대해선 연내(38%, 21명)나 내년 상반기(30%, 17명)를 꼽는 응답자가 많았다. 내년 하반기 18%(10명), 2008년 이후 12%(7명), 2007년 2%(1명)이 뒤를 이었다.
한편 10월 4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국주택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한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실수요자의 매수시기’에
대해선 190명의 응답자중 35%(66명)가 ‘2007년 이후’라고 응답하여 가장 많았고, ‘내년 하반기’ 26%(49명), ‘내년 상반기’
22%(41명), ‘연내’가 13%(25명), ‘살 생각이 없다’가 5%(9명)으로 나타났으며, ‘2주택자의 매도시기’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가 36%(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년 하반기’가 32%(61명), ‘연내’가 23%(43명), ‘2007년 이후’가
1%(2명), ‘팔 생각이 없다’가 8%(16명)으로 나타나 90%가 내년 말까지를 매도시기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