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잇단 호재로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를 이겨내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잇따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예상밖으로 호조를 보인데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FRB 그린스펀의장의 립서비스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6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3대지수 모두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3일(현지시간) 블루칩 30개종목으로만 이뤄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49.86p 0.48% 오른 10,522.59에 장을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역시 전날보다 15.91p 0.74% 오른 2,160.22에 거래를 끝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지수 역시 전날보다 5.18p 0.43% 상승한 1,219.94를 기록했다.
기대이상의 소매매출액과 노동 생산성 향상, 제약회사인 머크의 대법원 승소등의 소식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강세를 이어갔다.
3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이 연중 최고치인 4.1%로 높아졌다는 정부발표에 의해 월가의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즉 보다 높아진 생산성에 의해 노동자들은 인플레 위험없이 더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0월 소매매출 예상외 증가
또 10월 소매매출분야에서 월마트 스토어, 코스트코 홀세일, 노드스톰등이 모두 예상외의 실적을 기록하는등 전반적으로 예상치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올겨울 소비지출을 늘리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0월 서비스지수 역시 60을 기록, 9월 53.3보다 크게 높아졌으며 월가의 예상치보다도 3p이상 오름으로써 투자자들의 매수의욕을 자극했다.
게다가 그린스펀이 의회 공청회에서 "잇단 허리케인의 충격은 일시적이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건실하다(sturdy)"고 말하는 등 긍정적 전망을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날 월가 강세장에 한몫 했다. 그린스펀은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FRB는 유가가 인플레를 확산시킬 가능성에 대해 세밀하게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얘기는 종전과 별다름없는 립서비스였지만 모멘텀을 찾고있던 증시에는 활력을 불어넣어준 셈이었다.
그러나 원유값이 배럴당 2.03달러나 치솟으면서 다시 60달러대인 61.78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하자 4분기 인플레와 경기저하 우려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상승폭은 둔화됐다.
제약회사 머크가 자사 진통제 `바이옥스` 부작용과 관련한 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주가는 3.73% 올랐으며 다른 주식들에까지 상승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세계 최대 소매체인인 월마트는 10월 매출이 4.3%, 동일점포 매출은 3.9% 각각 증가했으며 11월 매출도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주가는 막판에 밀리면서 0.42% 내렸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0.33% 올랐다.
인텔이 이틀째 상승세를 보이면서 반도체업종에 대한 사자주문이 몰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8%나 올랐다.
미 국채 수익률 이틀째 크게 상승
한편 10년만기 미 재무부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급등, 약세를 면치못했다. 장초반 0.01%p 하락 출발했던 이내 상승세로 반전된후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전날보다 0.034%P(0.74%) 오른 4.644%에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떨어지는 동안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한편 유럽 증시는 급등했다. 영국의 FTSE 100이 1.37%, 독일 DAX 30이 1.63%, 프랑스의 CAC-40이 1.13%나 가파르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