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오락프로에 日本에서 온 J대학의 M교수가 한국인과 일본인과의 차이를 간결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한국인은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고 얼굴 표정이 웃고 있는 듯이 좋으면 마음 속내도 좋은 것이지만, 일본사람은 얼굴 표정은 웃고 있으나 속내는 다르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박장대소한 일이 있다.
특히 M교수는 한국인이 아니고 일본인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외국에 여행하다 보면 우리네 관습과 다른 서양인들의 사교적인 언사와 속마음이 다른 것을 자주 경험한다. 아예 그네들의 속마음을 전혀 읽지 못해 당황스런 일이 자주 있었다. 우리네 한국사람들이 외국에서 겪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골프장에서 내 마음과 상대가 같을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다가는 큰 낭패에 직면하게 된다. 골프가 서양인들로부터 들어와서 일까?
골프장에서 만난 친구들은 믿거나 말거나 한 말들을 서로 많이 주고 받는다. 그러나 골프에 관한 한 그 말을 진실로 받아 들이는 사람도 많지 않고 ‘아니다’ 라고 반박하는 이도 없다.
그 말들이 남을 해치고 헐뜯는 말이 아닌 다음에야 굳이 가타부타 말 할 필요조차 없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 주고받는 얘기 가운데는 실제 의미가 정반대인 경우가 많이 있다. 예전에 한국 경제신문에서 간추린 내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말들이 있으니 참고해 보시라.
‘나는 연습할 시간이 통 없어요’ 라고 하는 말은 ‘남몰래 칼을 갈았다’ 는
뜻으로 들어야 한다. ‘오늘 한번이라도 오너를 할지 모르겠군’ 하는 것은 ‘오늘은 모두 내 밥이다’ 하는 뜻이고, ‘아니 자네 웬 거리가 그렇게
늘었나?’ 는 ‘어쩌다 한번 잘 맞았군!’ 하는 뜻이다.
‘차가 막혀서 간신히 왔어’ 하는 말은 ‘첫 홀 티샷 만큼은 멀리건(Mulligan)을 줄 수 없겠는가?’ 하는 뜻이다. 또 골퍼들이 자주하는 말로 ‘새벽까지 술을 마셨더니’ 하는 것은 ‘오늘 엉망인 것은 진정한 내 실력이 아니다’ 란 뜻이다.
‘요즘 거리가 줄어서’ 는 ‘그래도 당신보다는 멀리 칠 수 있다’ 이고, ‘이놈의 골프 집어 치워야지’는 ‘다음에 두고 보자’ 는 뜻이다. ‘왜 이렇게 퍼팅이 안 되지?’ 는 ‘다른 것은 모두 당신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란다.
‘골프가 다 그런 거죠’ 는 ‘당신 헤매도 너무 헤매는군’ 하는 뜻이고, ‘오늘100만 넘지 말아야지’ 는 ‘설마하니 100이야
치겠어요?’ 하는 의미이다.
‘퍼팅만은 정말 좋으십니다’ 는 ‘그 폼 가지고 골프장에 나오다니 정말 한심하군요’ 하는
의미이고, ‘최근 스윙을 바꿨습니다’ 는 ‘내기 하지 맙시다’ 의 뜻이 들어 있다.
골프는 필드를 걸으며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고 운동하는 맛도 있지만 같은 멤버끼리 주고받는 조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의 하나다.
‘프로선수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무엇이냐’ 한다면 대부분이 ‘전문가와 비전문가다’ 할 지 모르나 볼의 샷을 놓고도 보는 관점이 다르다. 프로는 오른쪽으로 휘는 볼을 ‘페이드’ 볼이라 하지만 아마추어는 ‘슬라이스’ 볼 이라고 한다.
왼쪽으로 휘는 훅과 드로도 마찬가지다. 프로는 아무리 먼 퍼트라도 꼭 넣으려고 덤비지만 아마는 3퍼트만 아니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볼이 홀 컵에서 5~6M 떨어져 있을 때 프로는 버디 찬스라고 생각하지만 아마추어는 파 찬스라고
생각한다.
드라이브 샷을 할 때도 프로는 자신의 의지대로 어느 지점으로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는 페어웨이에만 떨어졌으면 한다.
아마추어들도 필드에 나갈 때 재미있는 조크 몇 개와 프로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플레이 하면 향상된 기량을 보이게 될 것이다.
골프/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