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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선물거래시장 개설 “우린 싫은데…”

정유업계, 선물거래소 내년 중 상장 추진에 반대

이철원 기자 기자  2005.11.03 10: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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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거래소가 내년부터 석유 현물 및 선물거래시장 개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형 정유업체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차질이 예상된다.

3일 국내정유업계와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석유현물거래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를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보고서 작성 등 시장개설에 필요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선물시장의 물량확보와 조기정착을 위해 국내 정유사와 석유수입업체, 석유대리점 등의 참여는 물론 장기적으론 해외 석유메이저 들의 참여까지 유도해 동북아 석유시장의 허브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동정세 불안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발생이 많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불안정해 미리 석유를 구매확보해두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선물거래 필요성이 증대되는 점도 선물시장 개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SKGS칼텍스 등  여건 안됐다 부정적

그러나 국내 최대정유업체인 (주)SK를 비롯,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대형 정유업체들은 국내 시장여건과 상황이 성숙되지 않아 내년중 선물거래제도 도입은 시기 상조라며 시장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개설되더라도 대형 정유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물량확보가 어려워 거래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이원철 상무는 프라임경제와 지난 2일 밤 전화통화에서 “증권선물거래소의 석유현물시장 개설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국내 여건이 현물시장 개설을 할 만큼 성숙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증권거래소가 내년 도입을 목표로 서두르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평거래 금지 상표제 실시도 장애

현행 석유사업 관련 법규정도 선물시장 도입에 장애가 될 전망이다.
현행 법 아래서는 업체와 업체간, 대리점과 대리점간, 주유소와 주유소간의 거래는 허용하지 않고 정유사와 대리점, 정유사와 주유소, 대리점과 주유소간의 수직거래만 가능해 자유거래가 원칙인 선물시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산자부에 따르면 현행 ‘석유사업 및 대체연료관련법’의 규정은 주유소는 정유사 상표표기를 하도록 하고있고 수평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내놓고 반대 못한 채 속앓이

정유업체들은 선물시장 추진소식이 알려지자 드러내놓고 반대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주)SK 관계자는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 현물거래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에서도 현물시장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며 “회사내에서도 현물시장 개설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측도 “정부가 추진중인 정책에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업체들이 현재의 정유사와 주유소를 통한 유통망에 익숙해 있어 현물시장 개설에 관심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증권선물거래소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정유업계의 반발을 의식,  “선물시장 개설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현재는 용역결과 중간보고와 의견수렴 과정단계여서 언론에 공개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로드맵상 내년 몇월부터 시작한다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증권선물거래소의 내년 중 석유현물거래시장 개설은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