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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분쟁…제조ㆍ유통체계 바로잡는 계기 삼자”

[인터뷰] 박건영 한국김치협회 회장

문창동 기자  2005.11.01 19: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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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싼 중국산을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제조 및 유통체계를 바로잡는 게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번 중국과의 분쟁을 국내산은 물론이고 수입김치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김치박사’ 박건영 소장(부산대 김치연구소, 이학박사)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김치 종주국‘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면 김치 제조 및 유통, 수출 등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게 긴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소장은 “국내에서 김치와 관련된 연구는 사실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림부와 식약청으로 관리체계가 나누어져 있는 등 이원화 돼 있어 하루속히 일원화해 중국 및 일본산 김치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산업’으로의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김치협회’는 지난 8월 출범했다. 식품과 관련된 전국의 교수 및 김치 제조업체 등 모두 5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종주국 뺐길라’ 염려 협회 설립

앞서 박 소장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선진화된 일본의 김치 제조 및 판매망을 보고는 ‘이러다간 김치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일본에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귀국하자마자 뜻을 같이 한 교수진 및 제조업체들과 함께 협회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김치협회는 현재 김치 보관법에 관해 집중 연구 중이라고 한다. 가을 김장철만 되면 값이 오르는 배추파동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신선한 상태에서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연구의 요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중국산을 수입하려고 했을 때 현지 공장을 찾아가 일일이 체크하는 등 수입업체의 노력이 필요했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 김치를 수입할 때 한 것 처럼 우리도 그들의 검사 시스템을 배워야 합니다.”

대일 수출은 지난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일본의 김치 수입업체는 우리나라 제조업체를 직접 방문해 공장시설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 맛까지 직접 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산 김치를 수입하고 있는 미국도 수입업체 관계자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제조 및 포장 등 과정을 일일이 챙기며 수입하더라고 박 소장은 전했다.

‘노하우’ 무기삼아 싸워야  

“중국은 가격으로, 일본은 질로 승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기간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노하우’가 있잖습니까?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지요.”

정부는 체계적인 관리 및 지원으로, 업계는 선진국에 못지 않은 제조공정으로 경쟁국들과 싸워야 한다고 박 소장은 말한다. 김치협회가 앞장을 서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