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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극화’에 전망까지 ‘양극화’ 웬말

한은 통계청 등은 ‘낙관’ 외국계 은행들은 ‘비관’

문창동 기자 기자  2005.10.31 10: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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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의 중요한 한축인 업계와 서민은 요즘 대단히 혼란스럽다.

재경부 및 통계청, 산자부 등  경제 관련 부처를 비롯해 한국은행이 잇달아 경기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의 체감경기는 별반 달라지고 있지 않다.

더 나아가 달라질 기미조차 별로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표 따로 현장 따로’ 라는 정책입안자들의 ‘고질병’을 또다시 드러내 놓고 있는 것이다. 

‘지표 따로 현장 따로’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3개월째 개선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10월 중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업의 BSI(경기실사지수)가 90를 나타내며 3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소기업은 전달보다 6포인트가 상승한 79로, 이정도 수치면 체감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협, 체감경기 비관 소비부진 우려

하지만 전날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가 내놓은 11월 중 중소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치는 비관적이다.

기협 산하 1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소제조업의 업황 전망에 대한 건강도를 나타내는 ‘SBHI'는 여전히 소기업 부문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호’를 앞에서 이끄는 주체가 ‘재벌’로 표현되는 대기업이라면, 중소기업은 ‘건실한 경제 펀더멘탈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또한 경제주체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처럼의 경기회복 신호가 대기업이나 일부 중견기업들만의 동향이라면 우리 사회 최대의 약점인 ‘양극화’만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기협은 “내수 부진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애로가 전달에 비해 다소 낮아지고 있는 것(62.4%→60.2%)도 사실이지만 소비 부진이 여전히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내수회복 가시화 분석

통계청은 31일 올해 9월 및 4분기 서비스업 활동동향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11분기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내수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4%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전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5%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ABN암로 씨티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노무라 UBS워버그 등 10개 외국계 투자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3%에 그치고 있다.

“관점의 차이지만 심하다” 중론

이들은 이같이 전망하는 주요 이유로 ▲노동시장의 회복세 및 임금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으며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정책실장은 “정부나 외국기관들의 전망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관점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전망조차 외국에서는 안믿는게 사실”이라며 “결국 정부의 잇다른 ‘부풀리기 발표’가 신뢰성을 잃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