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FTA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17일 '한ㆍ미 FTA 민간대책위원회'라는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주류를 이룬 발언들이다.
민간대책위에 참여한 단체는 무역협회, 전경련 등 경제 4단체와 제조업 14개 업종별 단체, 농수산물 관련 4개 단체, 서비스업 관련 12개 단체, 기타 연구소 등이었다. 엄밀히 말해 이들 단체는 경제관련 직능단체로 볼 수 있다.
세미나는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개회사 및 축사에 이어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의 보도자료 배포, 3개 세션별 주제발표 등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그리고 대부분의 토론자들이 '한ㆍ미 FTA 찬가'와 다름없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한 토론자는 "한국이 미국과 FTA를 협상한다고 하니 중국이나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한국에 FTA를 제의해 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한미FTA가 소비자에게는 좋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이 토론자들은 대부분 한미FTA가 체결되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발언 사이에 몇몇 토론자들은 한미FTA가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지적했다.
한 토론자는 "한미FTA가 정치적인 문제때문에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제적인 문제만을 강조해도 지금과 같이 급진적인 속도로 추진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의 미국 눈치보기에 따른 협상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대다수 긍정론 속에 묻혀 별다른 울림을 갖지 못했다.
정부는 한미FTA가 한국에게 7.9%의 경제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며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FTA를 체결하면 미국시장에 대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됐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정부의 홍보와 몇몇 민간단체들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미FTA가 한국에게 장미빛 청사진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날 세미나에서 부정적인 견해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결국 세미나에 한ㆍ미FTA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시민단체나 관련 교수 등이 참석하지 않아 정부의 입장만을 대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한 토론자는 참석예정이었던 민주노총이 불참한 것에 대해 "한미FTA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였던 민주노총이 참석하지 않아 반대입장을 전혀 들을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거창한 이름의 세미나가 단지 정부의 정책홍보를 위한 '쇼'가 아니냐는 뜻을 내포한 발언이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 지적은 적확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부가 이날 토론에 제기된 "소비자에게 유리한 한ㆍ미 FTA" 발언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으려는 포퓰리즘 혐의까지 짙게 느껴졌다.
이미 한미FTA 게임은 시작됐다. 이번에 FTA가 체결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긍정적인 효과만 강조하는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 위태롭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FTA가 급속하게 추진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이고, 미래 한국경제의 10년을 준비하는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또 급격한 산업경쟁구도의 변화에 따라 몰락하는 업태ㆍ업종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이같은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한ㆍ미 FTA' 찬가는 결국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협상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