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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노화(逆老化)' 시대에도 선크림 발라야 할까?
기사입력 2022.05.23 12:16:07 | 최종수정 2022.05.23 12:16:07 |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 | press@newsprime.co.kr
 
[프라임경제] 노화(老化)는 인류가 수천 년 전부터 풀고 싶어 했지만,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의학과 과학은 물론 종교와 사상도 생로병사에 대한 인간의 고뇌를 해소하려고 했으나 해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수확이 없지는 않다. 항노화(anti-aging)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다양한 치료법, 약물, 화장품, 식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사람은 왜 늙을까? 노화의 기본 설명도 유전과 환경으로 요약된다. 유전론자들은 인간의 유전자 속에 미리 노화 증상이 나타나도록 결정돼 있으며, 그 프로그램에 따라 노화가 진행된다고 본다. 

이 이론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동물의 평균 수명이 종에 따라 비슷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곤 한다.

피부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유전자에 미리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환경론자들은 노화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으며, 다양한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서 손상을 입으면서 생긴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피부 노화도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생기는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가 가장 주된 원인으로 보는 것이다.

그 외에 세포의 염색체 끝을 감싸고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노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보거나,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손상으로 설명하는 이론, 음식을 적게 먹으면 노화를 늦추고 오래 살 수 있다는 학설 등도 있다.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의학은 노화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노화 치료법이 임상에 적용해 '항노화 치료'들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항노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역노화(reverse-aging)'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큰 관심을 모았다. 노화를 막거나 늦추는 게 아니라, 이미 진행된 노화를 거꾸로 되돌릴 수도 있다는 놀라운 연구다.

이 노화 연구 역시 피부에서 진행된 것이 흥미롭다. 영국 바브라함 연구소 연구진은 '역분화 방법'을 이용해 53세 여성 피부를 23세 여성의 피부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회춘(回春)'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 실험이 일반화돼 피부, 눈, 관절, 심장 등 인체의 조직과 기관의 회춘도 가능하다면 항노화의 시대가 물러가고, 역노화의 시대가 다가올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생체의 시곗바늘을 뒤로 돌려 젊음을 되찾는 타임머신이 가능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구 목적이 오래 살게 하는 데에 있지 않으며, 건강 수명을 연장함으로써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힌 연구팀의 견해가 눈에 띈다.

노화를 완전하게 막거나, 되돌릴 방법은 앞으로도 나오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역노화 시대가 다가와도 노화를 늦추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노력은 게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완전한 역노화 시대가 오기 전까지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뜻이다.

자외선 차단제 외에 양산이나 모자도 적극 활용해야 하고, 꼼꼼한 세안과 피부 보습의 중요성도 변하지 않는다. 술-담배를 멀리하고, 채소와 과일을 넉넉하게 먹고 필요할 때 피부과 치료를 받는 것 또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들어도 건강하고 젊은 피부를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은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김영구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강남세브란스 피부과 전공의 수료  / 피부과 전문의  /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 대한피부과의사회 정회원 /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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