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식품은 재구매율이 매우 높은 영역입니다. 충성도가 높은 만큼 경험이 없는 제품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움직임이 제한적이죠. 저희 '식후경'은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을 판매자들에게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맛'은 사람마다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다. 살아온 환경, 선호하는 종류, 식감이 다르다 보니 같은 음식이라도 모두의 취향을 맞출 수 없다. 식품 및 음식 관련 상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식'은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한됐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타인의 리뷰 · 판매자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 · 지인 추천과 같은 간접 경험에 의존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매자가 리뷰 알바를 통해 어뷰징을 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다.
시식플랫폼 '식후경'은 마트 시식코너를 대문 앞까지 옮겨 놓은 '시식계의 이단아'다. 온라인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식경험으로 연결하고 싶다는 장진호 푼타컴퍼니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트에서 시식하듯…시식플랫폼 '식후경'
온라인 시식 커머스 식후경은 배송료만 지불하고 제품을 먹어볼 수 있으며, 시식한 제품이 입에 맞으면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 푼타컴퍼니
온라인 식품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주문과 음식 배달이 급증하면서 해마다 성장을 거듭, 지난해 60조 원을 돌파했다.
빠른 성장 이면에는 여러 그림자도 존재한다. 통계청은 리뷰, 광고 혹은 입맛에 맞지 않아 냉장고 한켠에 방치되어 있다가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하루에 430톤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식후경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온라인 시식 커머스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배송료만 지불하고 제품을 먹어볼 수 있으며, 시식한 제품이 입에 맞으면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시식 서베이 챗봇을 통해 시식제품에 대한 진솔한 피드백을 주면 마일리지 적립을 통해 기존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식경험을 제공할 기회와 시식 서베이 챗봇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인식을 파악할 수 있고, 제품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홈페이지 '시식 공간' 카테고리 내에는 의 80여개의 다양한 품목을 시식할 수 있다. 인기 품목은 △밀키트 △간식류 △수산물 반찬 등이다.
고객이 먹어보고 싶은 상품을 선정하면 식후경팀이 직접 소싱에 나서는 '시식의 지니'커뮤니티도 돋보인다.
집에서 시식 음식을 받아보는 독특한 경험 덕에 식후경은 서비스 8개월여 만에 시식 건수가 4500여 건을 넘었다.
장 대표는 "식품은 재구매율이 매우 높은 영역이라 충성도가 높은 만큼 경험이 없는 제품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움직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식경험을 제공할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며 "많은 식품 회사의 훌륭한 제품이 식후경을 통해 소비자 입에 전달되고 소비자에게는 '의외의 식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식후경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상생의 사이클로 재가치 창조
식후경팀은 네트워킹·프로젝트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파트너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 푼타컴퍼니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수많은 제품은 어떻게 확보될까. 식후경팀은 네트워킹·프로젝트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파트너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장 대표는 "연락을 먼저 드리기도 하고, 입점 문의가 오기도 한다. 식후경의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전국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며 "2022년에는 상품을 더욱 폭발적으로 늘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후경'은 일반적으로 주문 후 맛보고 맘에 안 들면 '반품'하라는 다른 상품보다 소비자 부담도 적다. 소비자는 배송비만 지불하면 시식용 제품이 집으로 배송되기 때문인데, 시식용으로 만들어진 제품부터 본 제품까지 다양한 구성을 자랑한다.
장진호 대표는 주요 IT 기업에서 사업전략, 마케팅 부서를 이끌며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누구보다 농식품 산업에 진심"이라는 장 대표는 농촌진흥청 마케팅 전문위원, 6차산업 전문위원 등을 맡으며 많은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지역에 정말 좋은 제품력을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식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음을 깊게 알게 됐다"며 "식품의 본질은 '맛'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 식후경은 이것을 해결하고자 시작됐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시식-마일리지-피드백-구매 루프 정착 목표"
식후경은 Pre-A 투자 유치를 마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맛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 및 향후 글로벌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 ⓒ 푼타컴퍼니
2020년 11월 설립된 푼타컴퍼니는 지난해 4월 시드 투자 유치와 함께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후 약 7개월 만에 500개 이상의 제품을 확보했고, 순수 이용자 수 4만을 돌파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지표가 매월 200% 이상 성장, 상품 입점 문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미 있는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도 쌓이고 있는데, FGI(Focus Group Interview)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누구든지 식후경에 들어와서 둘러보다가 '이거 시식 한번 해볼까?'하고 시식을 한 후 '이거 의외로 맛있네?' 라는 경험을 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온·오프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면서 살까 말까 고민할 때 '식후경에 가면 먹어보고 살 수 있지!'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에는 Pre-A 투자 유치를 마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맛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 및 향후 글로벌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푼타컴퍼니는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에 겪는 데스밸리를 가까스로 건너고, 미지의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가 직원들을 생각하는 애정도 각별하다.
그는 "푼타컴퍼니는 개척자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여러 가설을 증명하며 파트너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푼타컴퍼니 임직원 모두는 매우 진심으로 식후경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장 대표는 "우리의 진심을 알아봐 주시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고객들이 주시는 좋은 영향을 받아 성장하고 있다"며 "시식-마일리지-피드백-구매 정착 루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을 반드시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