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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 엉망진창 속사정에 '입주 불가'

알박기 초래한 '나비효과'…추가공사비 '시행사 갑질' 논란까지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08.05 18:25:40

홍은 2-2구역에 들어선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는 지난 2월 사전점검을 진행하는 등 완공했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속사정으로 정상적인 입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 전훈식 기자


[프라임경제] 홍은 2-2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가 사업시행 1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지난달을 기점으로 입주 체제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통상적인 입주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 A씨는 2017년 5월 홍은 2-2구역에 지어질 북한산 서희스타힐스를 일반 분양을 받았다. 당초 2018년 9월 입주 예정이던 단지는 분양 당시 언급되지 않던 '알박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좀처럼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입주 지연은 물론, 나아가 '시공사 변경' 사태까지 피하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중 삼부토건이 바톤을 이어받아 착공(2018년 12월)에 돌입했지만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입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구 서희스타힐스)'가 들어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8-205번지 일대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18개동 아파트 305가구를 신축한 공사다. 당시 공사계약금액은 총 616억원 규모다. 

주거환경개선구역 지정(2005년) 이후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건축허가가 처리되면서 현재 사실상 공사가 완료됐다. 다만 관할구청인 서대문구청에서는 여전히 사용허가신청을 반려하면서 입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알박기'로 어긋난 톱니바퀴, 끝없는 입주 지연

홍은2-2구역은 당초 시공사였던 서희건설(035890)이 2018년 9월 입주를 목표로 2016년 5월 일반 분양을 모집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동시에 합리적 가격(3.3㎡당 1400만원대)과 전매 가능(계약금 완납 후)이라는 장점이 수요자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갑작스럽게 '사업 철수'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일명 부지 중심에 위치한 일명 '알박기' 문제로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자 사업성을 고려한 본사 차원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다행히 극적으로 사업을 이어받은 삼부토건(001470)이 예정 입주일(2018년 9월)을 훌쩍 지난 2018년 12월, 2020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착공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사전 점검까지 완료하면서 입주에 대한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북한산 삼부 르네상스'는 여전히 구유지 매각 대금과 토지 담보신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 전훈식 기자


하지만 초창기 불거진 '알박기 여파'는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입주 불가 사태로 이어졌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홍은2-2구역은 현재 구유지에 대한 매각 대금(49억원)과 담보신탁(297억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할구청인 서대문구청이 해당 단지에 대한 사용승인 신청을 반려하고 있다. 

관할구청 측은 해당 사안에 있어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단지에 대한 임시사용허가가 아닌, 구유지가 없던 블록부터 매각대금을 회수해 순차적으로 사용승인을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사안에 있어 담보신탁 297억원이 핵심인 만큼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A블럭 대다수가 조합원 분양이라는 점에서 구유지 매입과 공매건이 해결되긴 힘들다"며 "무엇보다 92필지에 달하는 담보신탁이 297억원이라는 점에서 입주하는 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봤다.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한섬산업개발이 아파트 부지를 담보로 제일저축은행에게 공사비를 빌린 담보신탁이 화근으로 작용했다는 것. 알박기 문제로 사업이 지체되는 동안 파산한 제일저축은행 채권을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한 것이다. 

◆일반 분양자 대상, 추가 공사비 요구

시행사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조합원들은 물론, 일반 분양자들을 상대로 추가 분담금도 요구하는 횡포를 서슴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 사용승인을 획득한 2개동 입주 안내문에 의하면, 시행사는 '통합시스템 구축' 명목으로 추가 공사비 납부를 강제하고 있다. 계좌도 계약금이나 중도금, 계약금을 납부한 신탁사가 아닌 시행사 계좌다. 

홍은 2-2구역 시행사 한섬산업개발은 일반 분양자들에게 '통합시스템 구축' 명목으로 추가 공사비 납부를 강제하고 있다. = 전훈식 기자


보통 시행사들은 별도 계약 없인 조합원이 아닌 일반 분양자에게 추가 분담금을 요구할 수 없다.

즉 일반 분양자 대상으로 추가 공사비 요구는 명백한 '불법 행위'인 동시에 신탁계좌가 아닌 시행사 계좌로 분양대금을 받을 경우 '횡령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시행사 측은 일반분양자에게 추가 공사비를 시행사 계좌로 납부하지 않을 경우 '입주 불가'를 통보하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당초 계약금 납부시 전매 제한이 없지만 현재 추가 공사비까지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몇 세대의 경우 전월세 계약까지 이뤄졌는데, 입주 지연에 따른 위약금까지 생길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이번 사안은 일반 재개발이 아닌 '주거환경개선사업'이라는 점에서 공공 책임도 묵과할 수 없다. 

관할 구청은 이와 관련해 "현재 홍은2-2구역은 구유지 매각 대금(49억원)과 토지 담보신탁(297억원) 문제가 처리되지 않아 사용승인허가가 되지 않고 있다"며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변호사와 법률적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홍은2-2구역은 알박기가 불거진 당시 제대로 매듭을 짓지 않으면서 최악의 결과에 직면했다. 특히 '북한산 서희스타힐스'를 꿈꾼 일반 분양자들에게 예정일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삼부 르네상스로 제시하면서 추가 공사비까지 강요하는 상황. 

이러한 '문제 시발점'인 시행사가 해당 조합 및 관할구청과의 소통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또 이런 대책이 일반 분양자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건 아닌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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