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입사할 때부터 C랩에 대해 큰 매력을 느꼈어요. 언젠간 꼭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죠."
'C랩 인사이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을 퇴사하고 창업에 나선 탁유경 옐로시스 대표의 회고다.
S대와 대기업, 의료계열까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조건에 머무를 만도 하건만, 탁 대표는 'C랩 인사이드'를 통해 퇴사를 택했다.
'C랩 인사이드'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직접 사업을 준비한다.
탁 대표가 세운 옐로시스는 홈 IoT 소변 검사 시스템인 CYM702을 주력으로 C랩 인사이드에 지원한 600여팀 가운데 최종 3팀 안에 들었다.
삼성은 검증이 철저한 회사다. 사용자에게 나가기 전에 제품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는지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친다.
탁 대표는 "시제품 제작단계에서 삼성의 많은 것을 배웠다"며 "학위를 딸 때 생각했던 학술적인 부분에서 벗어나 사업화하는 앤드 포인트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고, 기본적인 프로그램부터 많은 인력과 조언,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옐로시스의 주력제품 CYM702. 양변기에 설치하면 매일 자동으로 소변을 검사하고, 스마트폰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수현 기자
옐로시스의 CYM702은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도와주는 홈 IoT(사물인터넷) 소변 검사 시스템이다. 양변기에 기기를 놓으면 자동으로 소변 검사가 가능하다.
또 스마트폰으로 △산성도(pH) △포도당 △잠혈(오줌에 섞여 있는 혈액) △단백뇨(단백질이 들어 있는 오줌) △케톤뇨(케톤체를 포함하고 있는 오줌) 등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계속 쌓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소변 검사기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 탁 대표는 "소변은 매일매일 쉽게 얻을 수 있는 생활 검체"라며 "빠르고 간소화된 단계로 각각의 단계에서 생기는 에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현된 소변 검사는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지만, 개개인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옐로시스의 CYM702은 매일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기기보다 월등히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직접 바늘을 갈아 끼워 피를 채취해야 하는 채혈검사보다 위생적이고 거부감도 덜하다.
그는 "건강 관리가 꾸준히 필요한 노인이나, 기타 관련 질환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이라며 "남성과 여성, 상황에 따라 생기는 변수를 생각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옐로시스는 삼성 벤처 투자를 통해 초기 투자를 받았고, 여성벤처협회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병원 사용성 테스트와 의료기기 인증 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탁 대표는 "창업은 아이디어 하나로 잘 되겠지 하는 가설을 하나 만들고,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단계같다"며 "그 과정에 돈과 교육, 네트워크 등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데 협회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종건 이사 △탁유경 대표 △최명아 아트디렉터 △정종문 개발자. ⓒ 옐로시스
옐로시스는 초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까지 많은 도움을 받아 6개월 동안 좋은 항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며 "추후 국내·외 의료시설이 낙후된 시설에 옐로시스의 제품을 원격으로 설치하고, 건강에 대한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 부분까지 확대되길 바란다"고 포부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