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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범죄방조, 위험수위" 롯데손보 징계수준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9.01.09 15:36:56

[프라임경제] 보험설계사들의 도 넘는 불법 행위가 날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빈번해지면서 보험업계에 경종(警鐘)을 울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건의 경중을 떠나 안일한 대처로 재범을, 또 다른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실상 묵인한다는 지탄을 받는다.

최근에는 집주인이자 롯데손해보험(000400) 소속 설계사 B씨로부터 명의를 도용당해 자신도 모르게 피보험자로 '(무)롯데 성공지킴이 재물종합보험'에 가입됐다는 A씨의 주장이 제기됐다.

계약자는 B씨의 딸이었으며 보험수익자 역시 B씨의 딸 명의로 된 제3의 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상품은 화재·폭발로 인한 재산손해와 배상책임, 비용손해 등을 보장해준다.

그저 실적 압박에 못이긴 보험설계사가 일명 '자살골'을 넣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크다. 그러나 상해사망까지 포함돼 자칫 비약적일 수 있지만, 더 큰 범죄를 염두에 뒀던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자극적인 소재에 몇몇 방송국 작가도 접촉하고 있다.

이 사례는 보험 가입한 다음날 해피콜을 통해 A씨가 알게 되면서 더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물질적인 손해도 없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기가 막히고 황당한, 그런 감정만이 남았을 뿐이다.

취재 과정에서 B씨는 A씨와 집 계약 당시에도 본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 후 "실손의료보험에 안 들었던데 하나 계약하는 것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형편상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던 A씨는 집주인과 원활한 관계를 위해 그의 말에 따랐다.

B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임대업자로, 또 다른 피해자를 충분히 양산할 수 있는 위치다. 집주인의 지위를 활용, 이와 유사한 피해자가 이미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론도 지나친 억측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한 롯데손보 측의 징계는 영업정지 30일에 그쳤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의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로서 더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도 들었다. B씨는 지금도 버젓이 영업활동 중이다. 민원을 접한 금융감독원은 관할이 아니므로 형사고발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는 엄연히 보험사의 이름을 걸고 일선에 나와 소비자와 대면하는, 보험사의 얼굴이다. 이 같은 솜방망이 징계는 곧 롯데손보의 브랜드 신뢰도, 이미지 하락으로 직결된다. 더 나아가서는 민원, 분쟁으로 인해 보험산업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군다나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가 몸값을 불리고 메리트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서 미흡한 대처로 논란을 낳아 아쉬움을 남긴다.

롯데손보 측에서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는 역시 '해촉'이다. 보험설계사와 보험사는 개별위촉계약에 따라 '위임' 관계가 성립,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비교적 해촉이 자유롭다. 하지만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아무런 손해가 없을뿐더러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싶다.

그래서일까. 롯데손보는 보험계약유지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최근 5년간 2년 이상 보험계약유지율은 62.5%로 업계서 가장 낮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업계 평균은 69% 수준이다.

설계사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불법계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적 압박에 시달려 혹은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한 유혹에 빠져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사례는 A씨 명의로 된 휴대폰 번호를 기재했기에 더 빨리 수면 위로 올라왔을 뿐 더한 케이스도 많다.

보험사기로 인해 보험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등록 취소, 벌금, 징역 등의 처벌을 가하지만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

물질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해서 결코 '별일' 아닌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소수일지언정 그들의 목소리가 작다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징계 수위가 경미하단 것은 이 같은 범죄를 방조하고 양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험업계도 자체 징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설계사 교육을 통해 불법계약이 얼마나 잘못된 행위인지, 징계 수위는 얼마나 강력한지, 해촉 시 본인에게 돌아올 불이익 등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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