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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의 늪 김해신공항③] 충돌 우려에 소음 폭탄, '박근혜 공항' 부역한 관련법 도마에

V자 활주로 논란에도 꼼수 변경 주장만…평온생활권 판례·라이예방법 배상 논란 배워야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1.06 23:59:58

[프라임경제] 동남권관문공항 문제가 다시 갈등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당초 후보지로 거론되던 가덕도와 밀양 등을 제외하고, 기존 김해공항 시설을 일부 증설해 김해신공항으로 삼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하지만 김해신공항 결정 당시 기초조사자료가 잘못됐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급기야 2018년 하반기 김해신공항 타당성을 둘러싸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간 잡음이 계속 증폭됐다. 본지는 2018년 여름 '동남권신공항 재점검' 시리즈(①~ ⑤)에 이어 이번에는 특히 김해를 둘러싼 각종 분쟁 가능성을 짚기로 한다.

국토교통부가 내세운 김해신공항 추진 근거들이 대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중앙부처에서는 문제의 본원적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세종시에서 열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에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한 모습. ⓒ 뉴스1

이정화 김해시의회 의장은 구랍 17일 회견에서 중앙부처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토부가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중간활주로 40도, 항로 22도에서 (이번 개선안으로) 활주로 43.4도, 창로 17도로 '찔끔 수정'을 해서 가져왔다"고 성토했다. 그는 '안전적폐, 공항적폐'라는 표현을 써가며 국토부 관료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왜 찔끔 개선안에 지역에서는 격분하는 것일까? 이런 일부 수정 방안으로는 기존에 대두된 V자 활주로 1개 증설을 통한 김해신공항 완성론의 소음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없고, 자칫 소음 피해 규모만 이리저리 바꿀 뿐(혹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라는 우려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 의장의 성토에 약간 앞서 나온 지적을 보자. 김해시는 지난해 11월 말 '김해신공항 건설로 인한 소음·안전문제 바로 알기 홍보부스' 운영을 진행한 바 있다. 여기서는 국토부에서 검토한 이륙 후 노선안 즉, 김해신공항 이륙 직후 17도 좌선회 비행계획을 놓고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장유 및 선천지구 등이 새로 소음피해주역으로 들어가게 돼 총 10개 지역으로 소음피해지역이 확대된다는 것.

◆충돌 우려에 이리저리 소음 범위 조정? 평온생활권 침해

김해신공항 이슈는 본질적으로 '정부의 정무적 판단' 내지 '박근혜 정권의 입김'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 법 시스템이 공항의 건설 추진 과정에 소음이나 충돌 가능성 등의 고려에 한결 자유롭게 구성돼 있다는 혐의마저 있다. 예를 들어, 항공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진입표면 장애물 처리에 재량 여지가 넓어진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항공법과 공항시설법 등 관련 법은 공항에 안전하게 뜨고 내리기 위해 적절한 각도와 고도에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국제 기준을 충족하도록 보좌하는 것을 기본 정신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법 개정을 통해 박근혜 정권이 밀양 및 가덕도 등 여타 후보지를 배제하고 김해신공항으로 결정(2016년)하고 도 V자 활주로 증설을 추진하는 과정에 방해 문턱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안전 침해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해신공항 활주로 증설 추진은 애초부터 장애물 제거상 지나치게 나이브한 규정 적용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터에 김해신공항 추진론을 계속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아파트와 비행기를 합성한 것. ⓒ 연합뉴스

2014년 8월 제안돼 2015년 4월 말 통과된 항공법 개정안은 진입표면상 장애물을 원칙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예외의 길을 본격적으로 텄다. 일명 항공역학적 고려를 통해 일부 허용 가능성을 열어준 것.

기존에는 이 고려에 걸리는 시설을 허용하려면(아파트 고도제한 등을 완화해 주려면) 기준선이 다른 군공항 기준을 적용하는 등 방법이 필요했다. 청주공항에 가까운 오창의 A 아파트가 126m 고도임에도 허용된 사례가 군공항 기준 적용(청주는 군과 민간이 함께 사용해 군 기준을 적용한 고도로 허용될 수 있었음. 민간공항 기준을 적용하면 112.86m 이내여야 했음)된 대표적 케이스다.

그런데 김해의 경우는 아예 법 개정을 활용, 더 편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2016년의 박근혜 정부 V자 증설론과 고도제한 기준에서 바뀐 법의 대표적 수례 사례라는 비판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법 개정이 없었다면 당시 건축 중이던 김해 B 아파트가 당장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짚는다. 이들의 풀이에 따르면 법 개정이 있었기에 B 아파트가 기존 계획대로 건축, 2017년 중반 입주를 했다는 것이다.

V자 활주로 증설시 비행기와의 충돌 가능성을 일정 부분 감수하면서 건물이 들어서도록 한 셈인데, 이런 경우 일본은 이미 가동에 들어간 산업폐기물 처리장의 가동을 중단하게 해달라는 청구에 센다이지방재판소가 '평온생활권'을 개념을 들어 청구를 받아들인 예가 있었다.  

한편, 건물 자체의 안전 문제를 중시해 안전에 우려가 있다면 그 '추상적 위험'만으로도 불법행위이고, 그 건축과 분양에 개입한 이들이 연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도 나온 바 있다. 벳푸 맨션 사건은 일본 최고재판소가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피해의 추상적 위험론을 받아들인 경우로, 재산적 피해 중심의 건물하자소송에 신기원을 연 사례다. 2번의 파기환송심을 거치면서 총 18년 세월을 다툰 끝에 확정됐다.

이런 논리를 적용한다면 진입표면 등의 기준을 완화해 준 법률과 그로 인한 각종 허가 등 행정작용에 대해서 일정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논리로도 연결될 수 있다. 이른바 '문제를 알고도 방치한 의회 및 행정청의 책임' 문제다.

◆각종 논란 알고도 방치, '라이예방법' 논란과도 닮은꼴 

일본에서는 우리와 같이 과거 한센병(옛 표현으로는 문둥병) 환자의 격리와 강제적인 단종(불임시술) 등을 실시했다. 그 법적 근거로는 라이예방법이 있었다.

그런데 한센병은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전염력이 극히 낮거나 격리 필요성 등이 없었다는 것인데 일본에서는 의학 발전으로 이것이 알려진 후에도 법적 규제와 인권 침해를 줄이거나 제거하지 않고 관련 법을 그대로 방치하고, 그 법에 따라서 각종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인권 침해 사례로 입법기관과 행정기관 모두가 문제라며 국가 배상을 청구한 사례가 있었다. 구마모토지방재판소는 이를 심리한 후 "법을 제정하는 것은 입법기관의 자유이고 또 차후에 드러난 그 문제점에 대해 배상을 묻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면서도 "적어도 전염성에 대한 의학적 재평가가 나온 뒤에도 개정을 게을리한 입법기관이나 그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행정집행을 계속한 행정기관 모두 문제"라고 지적, 책임을 2중으로 인정해 국가 배상을 인정했다.

이런 여러 사례들을 우리나라 김해신공항 추진 과정과 관련 법 등의 입체문제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위험한 장애물 가능성이 0이 아님에도 건축을 허용했다는 의구심, 앞으로도 이런 조치가 법규적으로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그 문제적 활주로의 각도를 이리저리 조금씩 바꿔 소음 폭탄의 구역을 늘렸다 줄였다 혹은 새로 넣었다 뺐다 하는 행정청(중앙부처)의 검토 태도는 문제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지역에서는 반발론이 거세게 일고 있음에도 문제가 원천적으로 잘못됐음을 모르지 않는 중앙부처는 전면 재검토가 아닌 밀어붙이기를 고수한다.

법과 행정작용 모두가 합법의 탈을 쓴 평온하게 생활할 권리, 안전하게 살아야 하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면 그것이 불법행위 책임이든, 헌법적 가치 위반에 따른 배상 같은 돈 문제로 나중에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권의 보호(평온생활권)를 외치는 현재의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의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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