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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드사 '숨통' 옥죄는 금융당국…관치에 동정론까지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8.11.28 17:44:25

[프라임경제] 정부의 카드업계 '말살정책'이 무르익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기존 연매출액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우대수수료율을 확대 적용, 전체 가맹점 269만개 중 우대가맹점 비중이 93%에 달할 전망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는 지난 10년간 카드수수료를 9차례 인하, 올해 신용카드 기준 약 1.8~2.3%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약 한 달 뒤면 일반 가맹점 평균 신용·체크카드수수료율은 1.1%~1.95% 수준으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3년마다 카드수수료를 재산정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카드수수료 인하여력을 총 1조4000억원으로 판단, 앞서 시행한 정책효과를 제외하고 8000억원 이내서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 공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정부기관이 시장가격을 사실상 결정하는 '관치' 논란이 제기되며 지난 2003년에 이어 '제2의 카드대란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카드업계는 '만만한 게 우리, 정치적인 희생양일 뿐' '그릇된 인식 탓…우리도 피해자'라며 호소한다. '좋을 때 다 갔다'며 과거 윤택(?)했던 시절을 그리는 이들도 있다.

더군다나 올해 1~3분기 전체 카드업계 당기순이익은 1조28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떨어진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 이미 일부 카드사는 수익 악화로 수십명에서 수백명까지 구조조정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인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며 위축된 모습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지나친 개입에 카드산업은 발전은커녕 퇴화하는 모양새다. 적정한 상한선을 두는 수준의 정부 개입은 마땅할지 모르나 매번 이벤트성의 카드수수료 인하는 이로 인해 미칠 여파를 무시한 무책임함의 방점을 찍는 행위다.

카드업계는 중소상인들의 카드수수료를 0%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이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 치솟는 임대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카드사의 주 수입원이 당근으로 바쳐졌을 뿐이다.

이는 연매출액 500억원 이하 가맹점들의 호감을 사는 대신 카드사와 소비자를 척지는 행위다. 카드사들의 손실은 곧 연회비 인상을 비롯해 부가서비스 축소 등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카드사들은 현재 3년으로 규정된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 기간을 축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높아진 연회비, 줄어든 카드 혜택에 등 돌릴지 모른다. 특히 정부는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QR코드 결제 방식인 '제로페이'를 도입, 카드수수료를 사실상 0%로 낮추고자 준비하고 있으며 신용카드에 준하는 혜택들도 속속 내놓을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상대로 한 규제 완화, 약관 변경 등 대안을 찾아주기 위한 시늉을 하고 있으나 결론적으로는 QR코드 활성화를 통해 카드수수료수익을 더 낮추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정부가 바라는 청사진대로 그려질지는 지켜봐야 할 터다.

현재 편의점협회 측은 카드수수료 인하로 최저임금 인상을 해결하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담뱃세 매출 제외 등 추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편의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내 후년, 그 이듬해, 수년 후에는 가맹점들의 고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약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내놓고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할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 중인지에 대한 고심이 깊어진다.

다음 행보에는 누군가의 피가 흐를지, 근본적인 대책 없이 더 이상 무의미한 피해자 양산만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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