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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해저터널' 논의, '마음잇는 교류' 기대 이면 불안감 증폭

기술적으로는 가능 전망…'일본만 좋은 일' 우려 극복 못한 상태 반감도 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10.10 13:54:56

[프라임경제] 한일 해저터널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11년 연초 정부 당국이 '경제성 없음' 판정을 내렸지만 이후에도 경제인과 학자 등 각계에서 이에 대한 발언과 연구를 내놔 대중의 레이더망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특히 근래에는 한반도 철도 연결 등 교통물류 이슈가 부각되면서 터널 구상 등 물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이에 따른 반사적 효과로 해저터널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 따른 비용은 총 110조원선으로 추정되고, 건설 소요 기간은 15~20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일 해저터널 건설 시 한국의 생산유발액은 총 55조1716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총 17조442억원으로 추정됐다. 또 23만8230명의 고용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9월 열린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 관한 국제심포지엄'). 

다만 국토해양부(현재의 국토교통부)는 2011년 1월, 교통연구원을 통해 한일 및 한중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 검토를 진행,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교통연구원이 조사한 구간은 중국 웨이하이와 한반도 서해안 중 한 곳(후보지:인천, 경기 화성, 충남 당진, 북측 지역인 황해도 옹진 등 4곳) 중 하나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인천~위해의 경우 341㎞)과 부산~쓰시마~후쿠오카(222.6㎞)를 연결하는 한일 해저터널 등. 교통연구원은 비용편익비율이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등을 둘러싸고 논쟁이 향후 치열하게 남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중 터널도 함께 논의, 생산유발 효과 촉각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니시가와 요시미츠 일본 동양대 교수는 "(한일 해저터널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평화의 터널''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터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결국에는 한반도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프로젝트가 된다"고 역설했다.

박진희 한국해양대 교수도 한일 해저터널 건설 시 국토의 공간구조·지역개발·물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그는 아시아·유럽대륙의 종점으로서 한반도 및 부산이 갖는 위상이 상실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남부권의 일본 규슈 경제권화에 따른 일본항만의 기종점화로 인한 부산의 경유지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 점을 들며 단순 경유지로 전락시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기술적으로는 문제 없어도 다른 논란 산적

앞서 말한 길이의 해저터널을 뚫는 게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해협에 해저터널이 개통된 바 있고(현존하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로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다. 총길이 37.9㎞), 중국과 대만 구간에 해저터널을 추진하자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난 8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에 중국 푸젠과 대만을 연결하는 길이 135㎞의 해저터널을 뚫는 안이 보도된 바 있는 것처럼, 해저터널은 굳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각국에서 생각하는 현실적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만과 중국 사이의 해저터널이 정치적 문제(일명 '양안관계') 때문에 표류하고 있는 것처럼, 한일 해저터널이나 한중 해저터널 역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선 일본과의 정서적 유대 문제다. 과연 마음과 마음을 이을 우호선린관계인지 최근 의심하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 아베 신조 총리 등이 구태의연한 태도를 고집하고 있고, 관함식에서의 욱일승천기 게양 고집 논란도 최근 불거졌다. 주변 국가에 대한 인식 자체를 재고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국내에서는 불만 정서가 높다. 근래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한일 해저터널 반대 의견이 봇물터지듯 밀려든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유라시아 철도시대 기껏 열어 '일본 좋은 일'만?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논의가 막 시작된 유라시아 철도시대에 비춰볼 때 한일 해저터널 이슈가 과연 실익이 있냐는 회의감 역시 높아진다는 데 있다. 7월 유시민 작가(전 국회의원)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일본까지 길을 연장하면 경제지리학적 이점을 뺏겨 부산항은 망하게 된다"고 한일 해저터널 논의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근래 논의되는 한반도 철도 연결 구상을 생각해 보자.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구축하면,  경부선과 경의선을 거쳐 신의주에서 중국횡단철도(TCR)를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로 연결할 수 있다. 혹은, 부산이나 서울에서 원라선(원산∼나진)-러시아 하산을 거쳐 만주횡단철도(TMR)를 활용,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연결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그리고 곧바로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연결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모두 열린다.

그런데 한일 해저터널 논의는 이 구상에 사실상 일본이 올라타는 구조가 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한일 해저터널 그 자체만 놓고 볼 때 효율성 논란이 있고,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큰데 한반도 평화 이슈를 위해 제기된 아이템의 반사효과를 일본에 주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 해저터널이라는 큰 담론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나이브하게 장밋빛 구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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