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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도가 쏘아올린 '분양원가공개' 중요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9.08 13:49:51

[프라임경제] 경기도가 민감한 문제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저질렀다'. 경기도가 지난 7일 내놓은 자료는 2015년 이후 민간건설업체와 공동분양한 아파트의 건설원가로,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 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집값에 낀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의도인데, 건설업계의 반발이 만만찮다. 집값 상승이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과도하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만 보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는 불만이다.

또 일명 영업비밀 침해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건설사마다 공사 자재를 들여오는 가격이나 비용 절감에 대한 노하우가 다른데, 일률적으로 원가 공개를 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좀 더 디테일한 걱정을 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원가를 공개하면 재개발·재건축조합 등과 건설업계간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일반 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의 결정 매커니즘이 다른데, 자칫 항목별로 제공되는 정보만 보면 왜 그런지 의문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불신과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몇 가지 문제에도 가장 중요한 '정보 비대칭의 해소'라는 의의가 갖는 순기능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

집, 그 중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유난히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어떻게 공급되는가? 대표적으로 내용을 모르고 광고와 입지 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된다. '이미지'를 사는 셈이다.

억 단위의 물건을 이렇듯 깜깜이로 사는 경우가 또 어디에 있나?

물론 이런 상황에는 집이 재산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 집을 거주 백배 양호해서 투자 대상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투기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현재의 상황을 빚은 게 사실이다. 또 깔고있는 땅값이 너무 비싼 점, 그리고 부동산 가격은 오르면 오르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화 등이 지금의 집값 지옥을 만든 게 사실이다.

분양원가라는 정보의 창이 열린다고 오늘날 집과 관련된 모든 사회 문제가 해소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울러 분양원가만 공개해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으로 건설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마녀사냥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다양한 여러 거품 요소가 있으니 거기에 편승해 부당하게 비용 전가를 소비자에게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 분양원가 공개만으로도 거품의 상당 비율을 잡을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도 헛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영업기밀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다양하게 잘못 악용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면 문제는 쉬워진다. 재건축조합을 대상으로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이 그런 대표적 사례다. 상당 부분 긍정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머지 부분은 대단히 편의적이고 자의적이다.

왜 가격이 이렇게 형성되는지 설득의 노력 자체를 포기하는 '쉬운 길'을 포기하기 싫다는 것 아닌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간 건설사에서 너무 즐겨온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분양원가 이슈가 불거지기 전 재건축·재개발 상황을 생각해 보자.

재건축 세계가 그간 아무 문제가 없이 공정하게 상황이 유지됐는데, 새삼 분양원가 공개 논란이라는 불똥이 떨어진 것인가? 지금껏 그쪽 영역에서 온갖 부정이 속출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건설업계만 쉽고 편하게 해준 정보 비대칭의 결과 중 하나 아닌가 생각되고 이번 메스는 그 많은 문제점 중 하나에 대한 수술이지만 치료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이다.

그러므로, 경기도의 이번 시도로 나타난 몇 가지 문제가 있으나 이를 강조하는 데에만 열올리는 관련 업계의 주장은 주객전도를 어물쩍 시도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시도지만 경기도의 결단에 무게를 실어주어야 할 필요가 그래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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