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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콰이강의 오거돈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8.22 13:17:09

[프라임경제] 전쟁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일본이 연합군 전쟁포로들을 동원, 무더운 동남아에서 다리를 놓은 것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요.

지금도 열대 기후를 이기고 토목 공사를 하는 게 간단치 않은데, 2차 세계 대전 기간이었으니 그 더운 밀림 속에서 공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겠죠.

일본군은 콰이강에 다리를 성공적으로 놓기 위해 기술력 있는 일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영국군 공병대 출신 포로들을 선별, 이동시키면서 영화가 전개됩니다.

하지만 콰이강에 다리를 놓으라는 일본군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의 지시를 거부하는 연합군 포로 지도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영국군 공병 장교인 니콜슨 중령인데요. 제네바 협정 정신에 따라, 아군을 공격하는 일이나 시설을 건설하는 데 협력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작업 지시를 거부합니다.

이들 두 인물 사이에 투철한 군인 정신과 진실한 인간성 사이의 갈등으로 마찰을 빚는 게 영화의 주요 골자입니다. 초반에는 다리 건설 자체를 거부하나, 영화 후반부에 가면 니콜슨 중령은 영웅적인 지도력으로 일본군 수용소장을 심리적으로 누르고 콰이강의 다리 공사를 독단으로 해냅니다.

햇살이 작렬하는 열대 기후의 한낮, 벌칙으로 영국 장교를 그늘 없는 밖에 세워두는 장면이 있는데요. 피부에 송글송글 비지땀이 맺히다 나중에는 탈진 상태가 되지요.

포로를 학대하고 싶지 않지만 다리를 세우라는 상부 압력에 시달리는 사이토 대령, 그리고 포로들의 신망을 저버릴 수 없어서 자신의 안위 대신 갈등으로 치닫게 되는 니콜슨 중령의 갈등과 대화가 생각하는 영화입니다.

올해 여름은 정말 기록적으로 더웠는데요. 이 날씨에 부산 지역에서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릴레이 1인 시위 진행이 계속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대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갈등, 그 주제는 부군수 임명권을 누가 갖느냐였는데, 이 갈등을 바라보며, 오래된 저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기장군 측 주장은 부군수 임명권을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직접 행사해야 하는데, 왜 부산시에서 자꾸 사람을 내려보내냐는 것입니다.

▲부군수 임명권 관련 1인 시위 모습. ⓒ 기장군

오 군수는 몇 차례 항의 공문을 발송한 끝에 급기야 1인 시위를 부산시청 앞에서 시작했고 매주 1회 진행했는데요. 하필 디데이로 잡은 날이 그 더웠던 7월23일이었죠.

마침 기자는 이 연속 1인 시위가 시작되던 무렵, 한 부산시 고위공직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잠시 화제 전환 기회가 있어서, 부군수 임명권 논란에 대해서도 몇 마디 물어보았고요.

마지막 질문으로 "오 시장은 밖에 저러고 있는 오 군수에게 물이라도 한 잔 갖다 주라든지 그런 말씀 안 했나?"라고 물었더니, 실망스럽게도 그 공직자는 "그런 말 전혀 없었다"고 잘랐습니다. 

1인 시위 상황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인데, 밉긴 해도 그 더위에 저래도 괜찮을까 그런 점에 생각이 닿았어야 시장된 이의 도리 아니었까 잠시 생각이 들었지요.

말 안 듣는 적국 장교를 밖에 세워두고 열사병에 시달리게 해서라도 항복을 받고 싶었던 사이토 대령의 모습이 오 시장과 그날 겹쳐 느껴졌다면, 제가 너무 잔인하게 오 시장을 오해했던 것이겠지요?

오 시장 스스로도 동남권신공항 재검토 문제를 보면, 중앙정부와 쉽지 않은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약자입니다. 마침 21일 여러 언론은 청와대발 동남권신공항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소음 문제 등과 관련 면밀한 검토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보도 내용인데요. 이를 놓고 김해 원안으로 가는 데 방점이 찍힌 것이라는 언론과 일단 논란이 크다는 점을 청와대가 인지했고 문제 발견시 (가덕도이든 어디든) 다른 방안을 추진하는 쪽으로도 일단 물꼬가 트인 게 아니냐는 언론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죠. 

더위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는 이때, 영화 속 장면과 약자 오 군수와 상대적 강자인 오 시장이 갈등하는 부군수 임명권, 그리고 이번에는 오 시장이 약자인 동남권신공항 이슈를 함께 생각해 봅니다.   

콰이강에 다리를 놓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많은 현안이 부산시엔 있습니다. 4년간 이런저런 이들 모두를 아우르고 가야 할 길인데, 덕을 베풀어 성공적인 부산 시정 집행의 밑거름으로 삼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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