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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천정배 법사위원장 만들기 실패? 민평당은 '웰빙정당'

 

홍수지 기자 | ewha1susie@newsprime.co.kr | 2018.07.11 14:10:37

[프라임경제] 여·야 사이의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됐습니다. 10일 합의 내용에 따르면, 18개 상임위원회를 더불어민주당이 8개, 자유한국당 7개씩 차지하고 바른미래당에는 2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줬습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협력하고 있는 공동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에서 1개를 맡았죠.

이번 원 구성은 두 가지 관점에서 크게 시선을 끌었습니다.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민평당 내부에서 제기한 개혁입법을 위한 연대 카드를 집권당인 민주당이 받을지의 여부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와 연동된 아이템으로, 한국당이 원내 구성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무기로 각종 상임위 배분에서 사사건건 여권을 견제할 수 있는 요직들을 상당수 요구하며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점이 있었죠.

바꿔 말하면 여당에서 소수세력이지만 의미있는 진보적 색채 집단들과 협력, 개혁 관련 입법을 힘있게 추진해 보기 위해 일단 당장 원구성 협상이 힘들어지더라도 협력 선언을 하면 한국당의 의도는 분쇄되는 것이었죠. 반대로, 한국당의 압력을 민주당이 수용하면 개혁입법연대는 물 건너 가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이번 합의를 보면 후자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를 놓고 일단 민주당이 알아서 진행을 하면 되는 것이지, 개혁입법연대 운운하면서 군소 정당들과 컨소시엄까지 확고히 구성하는 것이 명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한국당과 때로는 견제, 때로는 묵인 등으로 각각의 입법 추진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예산을 틀어쥐는 길목을 이번 상임위 배분에서 한국당 몫으로 내준 점도 그렇게 민주당의 속내를 추측하게 하는 대목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래도 이렇게 할 건 아니지 않았냐는 볼멘소리를 듣는 대목이 여전히 하나 남습니다. 바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한국당에게 줬다는 점입니다.

법사위원장을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중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는 문제는 이번 원 구성 협상 내내 주요 충돌 포잍트 중에서도 최고 핵심 전투로 꼽혔습니다.

이는 법사위가 가진 막강한 권한 때문입니다. 국회법 제37조에 따르면 법무부나 법제처, 그리고 감사원과 법원, 헌법재판소 등의 소관 의안을 심사합니다. 그 자체로도 무게감이 큽니다.

더욱이 가장 큰 힘, 바로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 및 자구를 심사하는 역할이 법사위에 맡겨져 있죠.  일각에서는 그 힘을 이유로 법사위가 청와대 비서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와 함께 핵심 상임위라고 이야기합니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그런 평가만으로도 부족하고 그야말로 상임위 위의 상원 즉 '사실상의 상원'이라고까지 평가합니다.

이번에 민주당은 한국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면서, 다만 그 동안 많았던 지적 즉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의 법안을 임의로 수정한다든지 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월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위 산하에 국회운영개선소위를 구성하기로 하는 제동 옵션을 걸어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개선이 과연 얼마나 빨리, 실효성 있게 이뤄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해야겠죠. 여기서 논란이 남습니다. 민주당과 민평당 모두에게 드는 궁금증이지만, 실제 문제는 하나입니다.

왜 민평당과 정의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절충안으로 그나마 강하게 막판 태클을 못 걸었느냐는 것이죠. 이는 민주당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고, 협상에 들어간 민평당 관계자 더 나아가서는 당 지도부에게도 해당하는 질문입니다.

물론 개혁입법연대를 구축하자는 제안은 그 타당성과는 별개로, 민평당과 정의당이 너무 세가 약한 상황에 굳이 진행할 아이템이냐는 현실적 한계론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원구성 협상 구도가 전개된다면 적어도 막판에 저 연대안과 유사한 효과를 낼 방안을 던져볼 과단성이 민주당에 있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여당에서 법사위원장을 갖고 가지 못하는 상황, 그렇다면 이를 제1야당인 한국당에 줄 수도 없다. 차라리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에 내주자'고 몰아붙이는 강골 전략가가 민주당엔 없었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죠.  

민평당도 나을 게 없습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자리가 민평당 의원에게 돌아갔는데, 사실 농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지금 구도에서 이 같은 상황이 어떤 한국 정치 발전에 힘이 되겠느냐는 안타까움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죠.

차라리 상임위원장 나눠먹기에서 하나도 못 받을 지언정 이런 협상에는 우리가 머릿수 채우기를 해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면, 같은 모임 내에 속하는 천정배 민평당 의원이나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법사위원장 자리가 돌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천 의원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데다 막강한 검찰에 유례없이 수사지휘권 발동을 해 견제했던 바 있는 사법개혁파 강골 인사이고, 노 의원은 삼성 비자금 도청 파일 공개 건으로 스타가 된 개혁 인사죠. 이런 법사위원장 자리에 어울리는 거물들을 거느리고도 단지 의석수가 작다는 이유로 협상에 실패하는 민평당 등 소수파, 정말 그 능력 낭비가 걱정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각종 존재감 과시에 성공한 정의당이라면 몰라도, 민평당 지도부는 왜 이처럼 무기력하게 농림위원장 하나 건지기에 매몰됐던 걸까요? 벌써 그냥 이대로 '원내 정당 타이틀' 갖고 존재만 하면 되는 웰빙정당이 된 걸까요? 천정배 법사위원장 추진 같은 야성을 기대하긴 너무 어려운 체질 한계를 가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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