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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영구는 까치밥?" 부산민주당이 진 기초단체장 세 곳의 '이면'

'인물' '조직력' '총체적난국' 일파만파 번진 공천사태…중앙당 중재 나서기도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8.06.27 14:31:33

[프라임경제] 6.13 지선이 끝 난지 얼추 보름이다. 이번 선거는 인물론 보다 대세론에 기댄 선거로 요약할 수 있다.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열린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 된 평화와 화해무드는 대세론에 편승한 민주당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영양공급원이었다. 

이에 힘입어 부산민주당은 20여 년간 일당독점 해 온 보수당을 일순간에 궤멸시키는 짜릿함을 맛봤다. 향후 4년간 부산시청을 비롯해 구의회까지 장악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호시절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만년 2등의 서러움을 잊기에 충분한 보상이다.

근데 민주당이 부산의 맹주로 장기집권 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선거과정에서 △인물부재 △조직력, 공천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 등의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특히 공천논란을 빚은 집행부의 반성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 공천파행은 곧 망하는 지름길이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지역에서 놓친 기초단체장은 기장군, 서구, 수영구 세 곳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한 수첩을 꺼내 패배한 원인을 짚어보았다. 

기장군 '인물' '내부분열'   

민선 1기에

▲오규석 기장군수. ⓒ 프라임경제

이어 5,6기 현직 오규석 군수에 대한 지역민의 지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길 가던 한 주민은 "기장에서는 오거돈이가 나와도 안 될 낍니다"라며 오 후보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총총히 사라졌다. 

잠시 후 또 다른 행인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선전을 당부했다. 유사한 장면은 유세현장 곳곳에서 빈번하게 목격됐다.

유세차량과 선거운동원을 동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동트면 거리로 나가 온종일 주민들과 만나고, 별보고 귀가하는 뚜벅이 유세가 선거기간 내내 이어졌다. 그러고도 여유 있게 무소속 3선에 성공했다.

군 의원이자 교수 출신 이현만 민주당 후보는 3인 경선을 치르며 힘겹게 공천권을 따내 이 자리에 올랐다. 대규모 선거운동원을 앞세워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고군분투했지만 오 후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지도면에서 워낙 격차가 컸다, 여기에다가 당지역위원회 내부분열과 이로 인한 조용우 지역위원장 이탈로 분산 된 표가 뼈아팠다.

서구, '조직력' '인물' 

서구는 부산에서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곳. '진보의 무덤'이라 평가 받아 온 지역이다. 이미 1개 초교가 폐교했고, 아미초는 지난해 졸업생이 단 1명도 없을 만큼 젊은 층 인구비율이 낮다. 

지난 대선에서도 한국당 중진 유기준 의원과 3선 구청장이 쌓은 철용성과 같은 단단한 조직력 앞에 문 대통령조차 2위에 만족해야만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나서겠다는 후보가 없어 공천 잡음도 없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는다면 올 3월 말 공기업 상근감사로 선임된 이재강 전 지역위원장의 부재를 들 수 있다. 그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두 번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난 대선에서는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아 지역주민들 사이에 누구보다 얼굴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3% 차이로 낙선한 초선 구 의원 출신인 정진영 후보로선 그의 빈자리가 무척 컷을 터이다.

▲ⓒ 프라임경제

수영구, '총체적 난국'

박빙으로 분류된 앞선 두 곳과 달리 수영구는 민주당 승리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 곳이다.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지선에서도 민주당 오거돈 시장후보가 1만2000여표 차이로 한국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래서일까? 민주당부산시당은 여성배려 우선을 들어 지역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은 전 부산여성단체 사무총장 출신인 K 씨를 단수후보로 전격 발탁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 캠프 부산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선을 도왔고, 오랫동안 시민운동가로 왕성하게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지방행정과 정치경험이 전무했고, 무엇보다 공천을 앞둔 지난해 11월에서야 지역구에 둥지를 튼 새내기 주민이었다.

수영구는 K씨를 포함해 △부경대 겸임교수 E △수영발전협의회 회장 H △수영구의원 J △어학원 원장 M 씨 등 무려 다섯 명이나 구청장 예비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서구처럼 나서겠다는 후보가 없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낙하산공천의혹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자의 반 타의 반' 논란의 중심에 선 K를 두고 경쟁후보자들은 공천결과에 불복하며, 지역 내 인지도를 객관적으로 가늠할 평가기준인 적합도조사(여론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경쟁후보 J 씨는 "수영구에 대한 지식도 없이 정치구도에 기대 요행을 바라는 후보는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공정한 평가를 위해 후보들 간에 공개정책토론회를 열어 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당은 후보자들의 이 같은 요구를 끝내 묵살한 채 K씨로 밀어부쳤고. 결과는 도저히 질수 없는 구도에서 1.3%차 민주당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들 가운데 H씨는 민주당을 박차고 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해 6.7%를 득표했다.

공천사태 일파만파 중앙당 나서 중재수영구 단수유지

▲더불어민주당부산시당은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13곳을 차지하는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 ⓒ 더불어민주당부산시당

부산지역 민주당 기초단체장 공천파행사태는 비단 수영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금정, 동래 등 5개 지역 9명의 예비후보들은 단체행동에 나서 중앙당에 불공정공천을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외 지역들도 경중은 있으나 잡음은 존재했다.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고, 심각성을 우려한 중앙당은 지난 4월12일 부산시당이 발표한 기초단체장 공천결과를 무효화하고, 지침에 따라 재심사할 것을 시당에 통보했다. 경고조치나 다름없었다. (본지 4월12일자 '재심사' 민주당 부산시당, 꼬리 무는 기초단체장 공천 의혹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html?no=413321 참조)

재심사 결과 2인 경선 5곳, 3인 경선 1곳으로 확정됐다. 그럼에도 수영구는 여전히 단수지역을 유지했다. 왜? 시당은 수영구를 경선지역으로 분류해 논란을 잠재우지 않았는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K씨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안일한 선거운동이 도마에 올랐다.

본선 기간 중에 "마치 당선 된 냥 후보가 지역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K 후보로 인해 경선조차 못하고 주저앉은 후보자들을 경악케 했다.

급기야 보다 못한 지역의 한 당원은 시당에 이를 알렸고 "이미 인지하고 있다. 곧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단지 소문이 아닌 사실임이 확인됐다.

K씨의 본선경쟁자는 수영구에서 30여 년간 지내며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3선 시의원 출신 강성태 한국당 후보였다. 그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강 후보가 안 되면 한국당은 전멸이다"라고 할 정도로 주민들과의 친밀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강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죽기 살기로 유권자를 찾아 골목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 결과, 자신 정치인생의 역작을 이뤄냈다.

부산민주당에게 수영구는 '까치밥?'...색깔만 틀린 '진보 오만'

죽은 아이 고추 만진다고 살아 돌아오진 않지만 일찍이 민주당 안팎으로 거론

▲망미시장아케이드 시설. ⓒ 프라임경제

돼 온 인물은 구 의원 J씨였다. 

그는 수영구의회 활동 2년 만에 무려 70여억 원의 사업비 대부분을 국·시비로 따내 망미시장현대화시설, 망미초교 다목적 강당을 짓는데 썼다.

또 담당 공무원과 담판을 짓고 민락동 씨랜드회센터주차장(11억7000만원)을 신축하고, 주요도로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무단횡단 사망률을 67%나 감소시킨 공로로 지난해 말 부산지방경찰청에서 공로패를 수여했다.

이 밖에 전반기 구의회 총 4건의 조례재정 안 중 3건, 수정 안 40건 모두 나홀로 발의하고, '음식물쓰레기 봉투단일제' 교체시기를 1년 늦춰 주민 전체가 총 8000만원을 절약하게 했다.

차기 민주당 구청장 후보로 그를 지목한 수영구청공무원들이 적지 않았을 만큼 조직 내에서 인정도 받았다. 그는 시당공관위 면접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진다.

기자는 지난 선거기간 중 원칙을 무시하는 민주당 집행부의 전횡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색깔만 달랐지 보수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진보의 오만'이 매우 거슬렸다.

20여 년간 부산에서 보수당공천은 곧 당선이었다. 시장, 구청장, 시·구 의원 따질 거 없다. 공천권이 곧 권력이다. 뭐라도 한자리 받고 싶다면 이들 눈 밖에 나서는 시쳇말로 "국물도 없다"

6.13 지선 부산민주당 상황은 어땠나.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각계각층에 인사들로 공관위를 꾸리고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시당 고위인사는 말하길 "공천과정에서 외부압력은 절대 없었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 후보는 공천을 받기 위해 3개구를 '갈지자'로 넘나들며 단수추천을 받는가 하면, 어떤 이는 능력을 인정받고도 시당고위직과 지역위원장 눈 밖에 나 경선기회조차 박탈당했다. 한국당과 뭐가 다른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한다" 

바로 민주당을 향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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