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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과도한 성과통제, 부정적 영향 높여" 동덕여대 권혜원 교수

"노동조합이 중요 역할"…문제해결에 초점 맞춘 공공 정규직화 필수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18.06.07 15:25:57

[프라임경제] 감정노동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상담사. 노동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불합리한 상담사의 업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감정노동 분야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교수는 "개정된 법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 권혜원 교수

권혜원 교수는 "상담사의 노동권과 인격권을 소비자 주권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장하는 감정노동 규칙과 제도가 미비할 경우 상담사의 감정탈진과 직무소진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특히 성과 통제 방법이 부당하고, 정의롭지 않다고 느낄수록 상담사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증가한다"며 "그 결과 감정손상, 스트레스와 우울증, 이직률 증가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며, 궁극적으로 콜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상담사라는 직업이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으로 분류된다. 여러 조사를 통해 직업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수 상담사와 면담한 결과, '악성민원'에서 오는 직무 스트레스를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악성 민원도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민원인이 콜센터를 스트레스 해소 창구로 이용하기도 하며, 하루에 수십건씩 민원만 제기하는 상습 악성 민원인도 등장해 블랙리스트를 관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담사가 공황장애를 겪거나 오랫동안 트라우마 속에 사는 경우도 다반사다. 늦었지만 점점 지능화되고 있는 희롱과 위협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4월 18일 공포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안'이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된 법에 대해 평가 바란다.
▲우선 상담사 근무 환경 개선 노력이 시작됐다는 면에서 환영한다. 특히 장애 발생 시뿐만 아니라 장애 발생 우려가 있을 때 업무를 중지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법 시행이 바로 상담사 권익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공산이 크다. 감정손상을 입었으니 휴식을 달라고 요구할 상담사가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기업은 매뉴얼을 만들어 상담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현재 많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관리자의 통제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법 시행에 앞서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제 시스템 개선 없이는 법 개정의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상담사의 업무 환경에 대해 평가한다면. 어떤 면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학계에서는 상담사의 노동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견해가 많다. 테일러식 방법이 적용됐다거나 '전자 착취 공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정량적 성과를 압박하는 통제 시스템은 상담사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관리자는 메신저를 통해 콜 수 등 실시간 업무 현황을 공개하며 상담사를 압박한다. 악성민원 발생, 후처리 등 업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해진 콜을 완수하도록 압박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은 왕'이라는 소비자 주권과 대등한 노동권이 존중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재량권도 거의 없다. 선진화된 업무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통제 시스템 개선과 함께 일정한 재량권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상담사 업무 환경 개선에 노동조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조사 결과 노조 유무에 따라 상담사에 대한 대우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비노조 사업장은 실적이 저조할 경우 상담사를 근무 외 시간에 강제로 남겨 공부를 시키거나 서로를 비판하는 방식의 굴욕적 평가를 하기도 했다. 

반면, 노조를 갖춘 사업장에선 관리자의 비인격적 대우에 대한 불만이 거의 없었다. 즉, 노조가 관리자의 비인격적 대우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관리자의 권력 남용을 감시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공공을 중심으로 상담사의 정규직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콜센터는 주로 위탁사업으로 운영돼 왔다. 그 결과 수탁사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가시적 지표 달성에 우선순위를 뒀고, 업체 간 무한 경쟁 속에서 근로자인 상담사에 피해가 전가돼 왔다. 이를 개선하고자 최근 업계에서는 재단이나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하거나, 업체에서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정규직화가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단, 최근 자회사 모델이 공공 정규직화의 기준처럼 자리 잡는 데 대해선 우려가 된다. 비용과 효율성에 입각한 의사결정보다는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정규직화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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