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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치매' 질문에 서병수 답답한 '송양지인' 답변

오거돈 진영 건강이상설 건드리면서도 마지막 선은 배려? 반응 교차

홍수지 기자 | ewha1susie@newsprime.co.kr | 2018.06.06 11:03:16

[프라임경제]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자? 13일 전국적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지역마다 후보들이 상대방을 누르고 자신의 장점을 뽐내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는데요.

혈전 와중에서도 선량으로서의 정치 도의를 다하려는 이들을 보는 건 흐뭇한 일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도리를 지키자는 건지, 자기 정치 브랜드를 제대로 발휘 못 하는 건지 아리송한 경우도 있는데요. 

부산광역시장 자리를 놓고 도전장을 내민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후보(전 해수부 장관)와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현 부산시장)의 전쟁이 그렇습니다.

그렇잖아도 부산시민들은 지난 5일 밤 방송사를 통해 송출된 부산시장 후보간 TV토론회에서 '일자리 문제'로 오거돈 진영이 난타당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셨을 겁니다. 다만 이보다 약간 덜 알려졌다 뿐이지, 지역 언론에서 주목한 한 이벤트가 같은 날 있었습니다. 서 후보는 5일 기자회견을 자청, 오거돈 진영에 맹공을 퍼부었는데요. 

서 후보와 오 후보 진영은 건강 문제로 다투고 있습니다. 고령의 오 후보가 위장 건강 문제 등에 노출돼 있고, 이를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있죠. 서 후보 측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오거돈 진영에서는 의심할 만한 대목인 셈입니다. 한편 서 후보 측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건 아니다"라는 입장이라죠. 문제는 5일 낮 기자회견입니다.

오 후보 측은 서울대 산하기관에서 발급한 건강진단서를 언론에 공표하는 식으로 건강 이상설 정면돌파를 시도했고, 서 후보 측은 한층 더 센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서 후보는 "건강보험공단에 지난 10년간의 기록을 두 후보 모두 발급받아 시민들 앞에서 공개하자"고 기자회견장에서 외쳤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모든 병원 출입과 약품 조제 등 기록이 드러나게 되니, '깔끔'하죠.

하지만 깔끔할 망정, 잔인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 기자는 "상대적으로 고령인 후보가 뭐가 많이 나와도 나올 텐데, 잔인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크게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더 아리송한 대목은 그 다음 질문과 답변 문제입니다. 한 언론사에서 제시한 질문, 즉 치매 중간평가 이슈에 서 후보가 애써 '그렇게까지는'이라는 태도를 보인 것이죠. "이 자리에 없는 오 후보에게 뭘 공동으로 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언론에서 하는 것도 도의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문제를 서 후보에게만 한정해 여쭙겠다"고 한 기자는 운을 뗐습니다.

이 기자가 질의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 프라임경제

"오 후보 건강 문제는 따로 짚되, 서 후보는 혹시 이런 공약을 내걸 생각이 있는가? 지금 오 후보가 건강 문제로 '까이는' 것도 보셨을 것이고, 서 후보 측에서 내건 각종 공약을 보면 당선되어도 임기를 모두 무사히 마쳐야 가능한 장기 아이템이 많다. 그렇다면, 혹시 건강 등 제대로 일을 못 하는 시장이 될 경우 과감히 중간 사퇴를 미리 약속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치매라든지 시민들이 우려할 부분이 몇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그런데 막상 서 후보는 잠깐 고심하는 듯 하더니 "제가 그간 활동한 내용이나 선거 유세 상황을 보면 '제 건강 문제'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걸 시민들이 다들 아실 것"이라고는 취지로만 말했습니다.

아마 속내는 "이 놈아,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오 후보가 치매가 먼저 와도 올 건데 그 후보한테 치매 검증도 하자는 소리밖에 더 되겠냐?"고 나무라고 싶었던 것이었겠죠. 

그런데 말씀입니다, 이건 인격이 훌륭한 것과 정치적 대결 같은 건곤일척 상황의 문제간 간격에서 서 후보가 잘못 생각하신 게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합니다. 전자에서 보면 훌륭하지만, 후자 기준 평가와는 전혀 반대의 길을 가신 것 아니냐는 것이죠.

중국 고사에 송양지인이라는 게 있습니다. 송나라의 양공이 초나라와 싸울 때 먼저 강 저쪽에 진을 치고 있었고, 초나라 군사는 이제 막 강을 건너려 합니다. 송나라 장군이 양공에게 "적이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공격을 하면 이길 수 있다"고 권하지만 도리가 아니라며 물리치죠.

다시 이 장군이 간언을 합니다. 막 강을 건너온 초나라 군사가 진용을 가다듬고 있을 때, "적이 아직 진을 다 치기 전에 공격하면 적을 지리멸렬시킬 수 있다"고 건의하죠. 하지만 양공은 "군자는 남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괴롭히지 않는 법"이라며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다(그래서 결국 졌죠).

서 후보의 건강 문제 공세는 어떻든 이미 시작된 것이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오거돈 캠프의 서병수 진영에 대한 각종 공격('바지사장' 발언 등)을 생각해 보면, 기자회견 중 나온 그 정도 문제에 대해 흔쾌히 받아들이는 건 가능할 텐데 말이죠. 왜 그는 적장에 대한 반사효과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걸까요?

건강 검증이 뜬금없이 치매 전쟁으로 번지는 이전투구만은 피하고 싶었던 걸까요?

송양지인은 착한 사람과 지도자의 덕목이 다름을 보여 줍니다. 서 후보가 지나치게 '젠틀'해서일까요? 혹은 야성이 없거나 판단력이 미비하고 우물쭈물한 걸까요?

아무튼 서 후보가 최선을 다해 완주해 주길 바라고, 당선증 받고 다음 번 도백 임기 중에도 최선만이 아닌 악착같은 모습을 가미해 주길 당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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