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고] 눈 가리고 아웅인 '친노동정책'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 press@newsprime.co.kr | 2018.05.29 13:51:32

[프라임경제] 현 정부의 급진적인 친노동정책 3가지(최저임금 1만원까지 인상, 정규직 전환 정책, 근로시간 52시간으로 단축)에 대해 독일의 컨설팅사인 롤랜드버거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추가로 져야 할 부담은 4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친노동정책으로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가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기업 투자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현실은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매출 감소로 기업들이 타격을 받아 일자리가 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상황 악화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감소는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홍장표 경제수석도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특정 업체 개별 사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렇듯 한국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있어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공감대를 형성해야 서로 의견을 모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텐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애쓰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국민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현재 한국에서 누구보다도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 리 없지 않은가?

실제로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수입은 오히려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 말처럼 서민의 삶은 거시지표대로 영위되는 것이 아니므로 거시지표가 좋더라도 서민 개개인 삶이 고달프면 그 경제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경제야말로 거시지표는 거시지표대로 보되, 국민 개개인의 삶은 그것대로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국회로 넘어왔지만, 민주노총이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논의에 반발해 앞으로 모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한때 위기를 맞았었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5월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됨으로써 노사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개정이 되어 노동계는 총파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경련은 모든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은 여전히 노조의 동의 없이는 정기상여금 지급방식을 변경할 수 없어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결국, 산입범위 확대라는 명분은 정치권이 가져갔지만, 실리는 노동계가 챙겼다는 평가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최저임금은 150만 원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서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지 4000~5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기본급은 적고 상여금, 성과급, 복리후생비가 훨씬 많아서 기본급만 가지고 최저임금을 산입하면 5000만원을 받는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 등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대체로 상여금과 숙식비 같은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을 시행할 때도 우리나라처럼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한 나라는 없다. 지역과 기업의 규모별로 여건이 다른데 어찌 일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단 말인가. 최저임금을 근로자 연령·산업·지역·직능 별로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을 포함해야 한다고 롤랜드버거는 지적했다.

이런 사실을 노조가 모를 리가 없다. 이제 노조도 어떤 것이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대화의 당사자로서 전체 노동자를 위한 의견을 내놓기 간절히 바란다.

또한 정부는 이러한 지적에 귀를 기울여 기업들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친노동정책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대거 쓰러지면서 일자리 창출도, 소득주도성장도 어려워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프라임TV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