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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강기정의 23분, 광주시민은 딱 그것만 살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19 13:56:22

[프라임경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주는 뭉클함을 학창 시절이 한참 지난 가운데서도 기억하시는 이들이 적지 않으실 텐데요. 그 독서 경험을 바탕삼아 패러디 하나를 더 읽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글쎄요, 딱 그 후계자라고 단정하긴 좀 애매한데, 연상되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제임스 클라벨의 '23분간의 기적'이라는 단편인데요. 아침 9시 정각, 새로 오신 선생님 입장. 후줄근한 초로의 담임 선생님이 교편을 이 지역에서 더 이상 잡지 못하게 된 대신 이번엔 젊은 여선생님이 등장한 것이죠.

뭔가 호감도 상승. 특히나 선생님은 새로 부임하기 위해 출석부라도 미리 구해 외웠는지 이름도 대개 부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묘한 제안도 합니다. 하느님께 사탕을 달라고 기도하자는 것. 뭐, 갑자기 군것질거리 같은 걸 요청하는 기도에 신이 일일이 응대할 리 없어서, 사탕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정말 급한 고난에는 만나라든지 메추라기 같은 식물과 동물이 실제로 떨어지기도 한다는데, 대단히 드문 일이겠죠. 이 선생님은 아마 그걸 아는 모양입니다만…

그 다음, 이번에는 지도자에게 기도를 해 보자고 합니다. 사탕을 달라고요. 그리고 선생님은 섬섬옥수로 아이들에게 사탕을 하나씩 쥐여줍니다. 새 교사에 대한 평가는 물론, 새로운 정권(나라)에 대한 호감도까지 폭발합니다. 끝은 '교사가 시계를 볼 때 23분이었다'는 내용.

단기간에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바뀌는가 그 섬뜩함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정말 100% 이상 실현된 글입니다.

사람은 자유의지로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산다고 기자는 믿습니다. 국가적 이념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자유민주공화국을 표방하므로 그런 인간관에 기반한다고 해석되고, 그런 이들이 모여 공정하게 고심 끝에 자기 대표자를 뽑아 운영되는 것을 우리 헌법은 예상한다고 풀이되는데요. 

다만, 이상과 달리 실제 개별적 상황을 프레임별로 끊어 본다면 매 장면장면이 아름답지는 않을 겁니다. 지도자의 하부 조직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당근을 주는가에 우리는 사실 많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저 23분만에 사탕이 입 속에서 사라지듯 녹아난 학생들의 마음을 우리가 마냥 비웃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 약한 존재들이 스스로 담대하고 창의적이고 자유의지를 언제나 발휘하고 싶다는 꿈 내지 망상을 갖고 살아가는 게 우리 사회와 경제의 운영이고, 국정의 흐름이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똑똑해지려고 노력을 해 나가야 합니다. 어떤 지도자를 세우는지 혹은 그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는지 등은 주장과 신념, 철학을 바탕으로 "왜?" 혹은 "정말?"이라는 의심과 견제를 꼭 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어느 캠프든 강력하게 뒷심 발휘를 다짐하고 있는데요. 이런 선량들의 선의를 모두 깡그리 정치병에 빠진 이들의 자아실현 욕구라고 폄하하거나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그 부작용이나 실현 가능성 등에 가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님비, 지역이기주의 혹은 포퓰리즘 등이 어느 때보다 판치기 쉬운 게 또 바로 이 지방선거지요.

▲강기정 전 의원이 상대 진영인 이용섭 전 의원의 일명 줄세우기 의혹에 대해 문서를 흔들어 보이며 비판 중인 모습. ⓒ 뉴스1

그런 점에서 현재 광주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광주광역시장을 꿈꾸며 더불어민주당 내부 공천 과정을 치르고 있는 이들간에 대결이 그야말로 피튀는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광주는 지역 특성상 민주당 공천장 획득전인 당내 예선이 실제 본선보다 더 치열합니다.

이용섭 전 의원이 유력 주자임에도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일명 명부 유출 논란,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새삼 줄세우기 의혹이 일어났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 와중에, 기초 지역장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 등 여러 곳에 지지 선언을 해달라는 식으로 요구를 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요.

사실 대체 저 동네는 내부 총질이 너무 심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이런 몇몇 논점 때문에 안티 이용섭 구도로 선거가 흐른 것은 인지상정상, 어쩔 수 없긴 합니다. 기자가 만약 선량이라도, 경쟁자 쪽에서 그렇게 이상한 의혹이 나온다면 공세적으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상대방 구린내의 진앙지를 찾고 그 핵을 캐내는 게 핵심은 아닐 텐데요. 그 핵심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게 미흡해지니, 그건 조금 안타깝다는 것이지요. 강 전 의원 진영만 해도 그렇습니다. 군 및 민간 공항을 모두 광주 외부로 빼고, 그 부지를 개발한다는 건데 자금을 자그마치 '국민연금에서 공공투자'를 받아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습니다. 꿈의 청사진이 대단히 신선합니다.

그런데, 본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관련법상 지금 광주에 왜 이런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 자체가 애매모호합니다. 그런 걸 타지역에서 과연 가만 둘까 싶은데, 그 벽을 일단 넘어야겠고요. 

또 강 전 의원은 행안부 장관이나 국민연금 이사장을 만나 성사를 추진한다고도 역설했습니다. 호언장담은 좋지만, 그런 특별한 지출에 법리상 일단 연금을 콘트롤하는 부처인 보건복지부라든지 그런 경우의 협상 특별 파트너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만나야 하는데요.

왜 북한 핵 이슈를 김정은 마누라인 '리설주'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런 두 인물에게 말하자고 비장한 결의를 다지는 걸 보는 듯한 느낌일까요? '김정은'하고 그 뒤에서 매번 도와주는 '베이징 높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딱 맞을 텐데요.

KTX시대 개막으로 허전해진 광주역 문제에 대해서도 강 전 의원은 부산역 케이스를 들어 행정복합타운 건립 등 발전 새 마중물을 부어주는 구상으로 풀자고 합니다. 부산하고 광주하고, 자금 사정이 좀 다르지 않나요? 지나친 비하 발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재정이 빵빵한 동네가 아니니까, 구체적인 자금 구상을 뭐랄까 좀 약간 작지 않나 싶게 세우면 어떨까 감히 조언해 봅니다.

자금 조달 가능성의 오해나 법리적 우려는 좀 지나치다 싶으니, 이쯤에서 접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강 전 의원 진영 정도면 우수한 참모진이 갖춰진 편이기는 해서, 시청에 당장 들어가도 부도 위기를 자초하진 않을 것이라고, '상도의상' 그럴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이건 지방선거에 나서는, 공약을 좀 거창스럽게 내거는 이들 모두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유권자들은 저 소설 속 학생들처럼 23분만 행복하면 그냥 그걸로 평생 사는 게 아니라는 점, 그거 지나고 앞으로 살아갈 길고 긴 시절에는 또 무슨 행복을 정말로 줄 건지 진지하게 고민들을 선량들 그리고 보좌진께서는 좀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가 끝나도, 이겨서 목표했던 곳의 자리에 앉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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