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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에 구멍 난 국내법…결함 있는 '외산제품' 버젓이 유통

과기정통부 "문제점 인지…전파인증원 통해 조사 후 대책 마련할 것"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8.04.13 16:38:01

[프라임경제] 해외직구 및 구매대행 업체들의 '꼼수 판매'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국내법상 '사전통관제도'는 실사용 목적으로 1인당 1기기를 국내에 들여올 경우 안전성 검사를 면제한다고 예외조항을 뒀다. 그런데, 일부 업체들이 이를 악용해 품질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전자기기를 대거 유입,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결국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이하 과기정통부)는 불법은 아니기에 당장 제재할 수 없지만, 문제가 있는 사안인 만큼 철저히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전성 검사 '불합격'中 제품, 우리나라서 판매 '대박'

13일 국내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모델명 CZJHQ01RM)가 전도성 장해 시험허용 기준을 초과해 부적합방송통신기자재로 분류됐다.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가 전도성 장해 시험허용 기준초과로 부적합방송통신기자재 판정을 받았다. ⓒ 국립전파연구원 캡처

전도성 장해는 전기적 연결을 통해 수신기에 들어오는 전도성 고주파 잡음이나 불요 고주파 신호에 의해 발생되는 현상이다. 기준치를 넘어선 장해가 발생하면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차량에는 치명적 오작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샤오미는 이 제품의 국내시장 출시를 연기한 상태다. 문제는 이 제품이 해외직구 판매망을 통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쇼핑에서만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 관련 제품이 328건 조회된다. 샤오미 측에서 안전성검사에 실패함에 따라 정식출시하지 않았음으로 이들은 모두 해외직구나 구매대행 업체가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캡처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현재 인터파크, G9,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을 비롯해 해외직구 및 구매대행업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실제 11번가에 따르면,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는 지난달 전월보다 20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 11일 직구업체인 플레이팩토리가 진행한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 400대 한정판매 행사는 하루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 제품이 국내시장에 유통될 수 있었던 것은 구멍 난 사전통관제도 탓이다.

현행법은 판매목적으로 해외에서 전자기기를 들여올 경우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개인 사용하기 위해 1인 1대를 들여올 경우 예외적으로 이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에 올라온 샤오미 차량용 공기청정기. 내용을 보면 해외 직배송 상품으로 상품 1개당 3만5000원의 배송비를 받고 있다. ⓒ 인터파크 캡처

이들은 이를 악용해 중국 현지 창고에 물건을 쌓아둔 뒤 고객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하나의 제품을 배송하는 '꼼수 판매'를 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제품 하나당 배송비(1만~5만원)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일부 사업자들은 배송비를 줄이고자 관세청의 부주의를 악용, 사전신고를 하지 않은 채 박스 하나에 여러 제품을 묶음포장해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용지물' 전파인증법…과기정통부 "문제 인지, 대안 마련할 것"

이는 비단 중국 샤오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꼼수는 전 세계 기업의 제품에서 찾을 수 있다.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잠재적 유해물질' '모조품' 등이 국내에 대거 유입돼 판매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정부 당국이 실시하는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다량 검출된 제품들로 피해를 볼 수 있는데다, 변환 어댑터를 통해 110V에서 220V로 전환할 때 과열에 의한 화재위험도 크다는 것.

물론 이들은 해외업체의 제품을 대신 구매해주는 '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보상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직구업체들은 전파인증 취득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전통관제도 허점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품질 검증이 되지 않은 제품들로 국내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을 때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문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전자기기 수입판매 시 안전성 검사를 해야 한다는 현행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파연구원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련 법상 이들의 행태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문제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전파연구원을 통해 철저히 조사한 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 자료를 보면 작년 상반기 해외 직구시장 규모는 약 9억7400만달러(약 1조863억원)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증가했는데 직구족 증가에 따라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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