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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악동' 강기정 인지도 탓? 이용섭 단일화 데자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3.27 15:30:01

[프라임경제] 한 지역거점대학의 동문 간 치열한 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남대학교 출신인 강기정 전 의원(전기공학과)과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무역학과)의 광주광역시장 도전 이야기인데요.

나이는 1951년생인 이 전 부위원장(함평 출신)이 더 많습니다(고흥 태생인 강 전 의원은 1964년생). 어쨌든 이들 동문들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선출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 중인데요.

강 전 의원 등이 뭉쳐 이 전 부위원장 진영의 명단 유출 의혹에 날을 세우고 있죠. 단순히 논란에 군불을 지피는 수준이 아니라 민주당 중앙당에 경선 후보 자격 박탈을 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서로 돌이킬 수 없는 골이 패였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이런 치열한 공격은 지역 특성상 당 내 예선(민주당의 공천 결정)이 곧 지방선거 본선 결정이나 마찬가지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래도 좀 심했다는 평도 나옵니다.

강 전 의원 진영 등에서는 안티 이용섭 대오를 짠 것과 함께 아예 후보 단일화 등에 대해서도 모색하자는 입장이고, 윤장현 현직 시장은 안티 이용섭 문제는 문제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단일화에 가담해야 하는지에 유보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예비후보군 중에서 강 전 의원은 어느 쪽인가 하면, 작년 11월 일명 '삼발이론'을 꺼낸 것으로 알려져 단일화 시사 해석을 낳은 바 있죠(꼭 단일화 이슈로만 한정할 것은 아니라는 다른 해석론도 유력합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여기서 또다른 흥미로운 요소가 있으니 이렇게 강 전 의원이 유력 후보 정조준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는 것에서 과거에도 인연이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더 재미있는 건 그때 손을 잡았던 인물은 지금 강 전 의원이 낙마시키려 하는 이 전 부위원장이라는 대목입니다.

이 전 부위원장과 강 전 의원은 2013년 봄 옛 통합민주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김한길씨(소설가로 유명했으나 이후 정치에 투신, 당 재편 과정에서 여러 번 막후 중요 인물로 부각)를 견제하자는 데 합심해 단일화 룰을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민주당 내에서 선거 관리 업무를 총괄하던 이낙연 현 국무총리가 토론회를 거쳐 이들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하는 데에 난색을 표했죠.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제동이 걸리면서 두 사람은 다시 룰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됩니다.

당시 성격이 급했는지, 강 전 의원이 사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 전 부위원장 진영에 몰아주기(단일화)를 하긴 했는데, 강 전 의원 쪽에서는 못내 서운했는지 언론에 룰 합의 과정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전 부위원장 쪽에서 여론조사 반영을 많이 고집했다고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연장자인 이 전 부위원장이 대의에서 약간 접어줄 수도 있었다는 시각을 바탕에 깐 견해입니다.

▲'강기정 대 이용섭' 두 인물의 갈등이 광주시장 선거전을 혼탁하게 만들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2013년 4월, 당 대표 경선 상황에서 강기정(왼쪽)-이용섭 두 정치인이 나란히 단일화를 통합 협력 방침을 밝히고 함께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모습. ⓒ 뉴스1

그런데, 막상 강 전 의원이 인지도에서 너무 밀리는 양자 간 격차가 컸다면 모를까 그렇게 서로에게 유리 혹은 불리를 따지는 단일화 룰 논쟁 자체를 일방적으로 특정인 고집이라고 할 수 있겠는지 반론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강 전 의원이 당무에만 열심이라 일선 당원들이나 시민들에게는 영 알려지지 않았던 당직자 출신 초보 정치인도 아니었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이 전 부위원장을 능가하는 인지도를 가져 그를 지지하는 열성층도 많았다는 것이죠.

강 전 의원은 '악동'으로 유명합니다. 1985년 전남대 삼민투 위원장을 맡은 학생운동가 출신입니다. 그해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연루돼 징역 8년을 받기도 한 강성 인물이었죠.

17대 국회에 입성(이후 19대까지 3선 역임),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주목받았습니다. 2007년 국민연금법 개정안,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 처리에 주역이었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런 열정적인 업적은 물론, 국회 폭력 사태로 2011년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니, 2013년 전당대회 당시에 인지도가 낮았다고 볼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악동의 강렬한 전투력과 높은 지지층 확보에 관한 일화를 좀 더 볼까요? 국회 입성 당시부터 그는 6선의 김상현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달았다 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상현씨는 '숨 쉬는 것만 빼고는 다 거짓말'이라는 평을 듣는 등 노회한 인물로도 알려져있지만, DJ와 함께 어려운 야권 생활을 오래한 출중한 정객이었죠.

후농 김상현을 기억하는 이들이 지금도 꽤 있는데, 어쨌든 후농의 시대를 한 수 접고 새로 정치권에 그를 들여보내기로 많은 유권자들이 선택해줬던 겁니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선 한화갑 전 의원을 꺾는 기염도 토했죠.

결국 지금 강 전 의원 등이 명부 유출을 통한 불공정 경쟁이 경선 전반을 망쳐 버린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는 것, 더 시계를 되돌리자면 2013년 단일화 룰 문제에서 대립한 것을 재평가할 여지가 작지만 분명 있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꼭 자신만이 피해자인지, 그런 문제점이 설혹 있더라도 이를 떨치고 쟁취를 할 인물 경쟁력이 분명 있는데 지나치게 자신을 저평가하는 건 아닐까요? 강 전 의원은 분명, 운동권 출신 악동이기도 하지만 우리 정치사의 다윗이기도 합니다.

단일화 문제만 나오면 이 전 부위원장과 안 좋은 추억이 데자뷰로 생기니, 이건 뭔가 좀 안타깝습니다. 강 전 의원의 담대한 정치, 설혹 다른 정치인이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 해도 그에 대해 명쾌하지만 지나치지 않은 질책을 할 수 있는 절제력을 발휘해보는 것도 유권자들 뇌리에 좋게 각인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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