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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알바 지원에 자소서까지…최저임금 인상 따른 '알바 대란'

소상공인 '긴 노동시간으로 일·삶 불균형 심화'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8.03.07 17:43:14

[프라임경제] "취업도 어려운 데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워졌어요. 요즘엔 아르바이트도 경력이 없으면 뽑아주지 않아요. 면접을 보러 갔는데 앉으라고 하지도 않고 세워둔 채로 질문 몇 개만 하고 돌려보낸 일도 있었어요."

홍대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5)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부터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 김모씨는 "아르바이트로 지원했는데도 자기소개서를 써오라고 한 적도 있다"며 아르바이트 구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으로 구인이 줄어들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박지혜 기자


올해 1월 최저임금이 지난해 6470원보다 16.3% 인상된 7530원이 된 이후 구인은 줄고 구직만 늘어 아르바이트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추세다. 구직기간이 길어진 취업준비생들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하는 반면, 고용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바천국이 지난 2월5일부터 2월8일까지 전국 회원 1508명을 대상으로 '1월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지난 1월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95%는 구직 과정 중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평균 9.1곳에 이력서를 지원한 뒤 2.1개 업장에서 면접제의나 채용연락을 받았다. 또한 응답자 31.7%는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액을 제시받은 경험이 있었다.

◆"올해 알바 지원자 수가 9배 늘어" 

서울 강서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 조모씨(50)는 아르바이트 포털에 올렸던 지난해 아르바이트모집 공고와 올해 공고를 보여주며 "지난해 하반기 지원자 수는 최대 6명이지만, 올해 상반기 지원자 수는 최대 54명에 달한다"고 짚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의 지난해와 올해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 박지혜 기자

동일한 주말 아르바이트모집 공고이지만, 아르바이트 지원자 수는 약 9배 증가했다. 올해 수능이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사회초년생들의 지원이 늘었지만, 지원자 중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었다.

조모씨는 "올해에는 높은 시급을 줄 만한 사람을 찾다 보니 사회초년생보다는 주로 비슷한 업종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고용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조모씨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알바생은 "전에 아르바이트하던 곳에서 점주가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무리하게 시간 단축을 요구해 그만두고 새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채용 공고가 줄어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특히 원하는 시간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고용주, 임금 부담으로 알바 근로시간 단축

소상공인들은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워 아르바이트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로기준법상 일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 개근 시 하루치 임금을 보전해 주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9000원에 달해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알바천국이 발표한 '알바생 한 달 평균 주간 근로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세 이상 아르바이트생들의 지난해 12월 대비 1월 평균 주간 근로시간은 1.2시간 줄어든 20.5시간이었다. 2015년 12월 대비 2016년 1월 평균 주간 근로시간이 0.2시간 단축된 데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강남에 있는 한 와플 가게에서 만난 업주 이모씨(33)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아르바이트 고용 시간을 줄이고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며 "요즘 흔히 말하는 워라밸은 꿈도 못 꾸고, 긴 노동시간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소상인 700명의 일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모두 50점대에 그쳐 삶의 질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인 사업주는 한 달에 평균 3일을 휴무하며, 주 6일 이상 하루 평균 10.9시간 영업해 여가 등 개인 시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음식점과 소매업의 경우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각각 11.4시간, 11.1시간으로 가장 길었지만, 이들 업종의 평균 순수입은 다른 업종보다 낮게 나타나 노동시간과 순수입의 불균형 상태가 가장 심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모씨는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안정자금은 한시적일 뿐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극복하고자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오히려 매출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쉽게 가격 인상을 할 수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자 쉬는 날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는 남편이나 동생이 가게에 나와 도와주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기 사용 등 인력 투입 외에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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