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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칼럼] 현대식 과학농업을 부정하는 사람들

 

김호일 前 농업생명공학연구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18.02.07 18:33:21

[프라임경제] 며칠 전 모 인터넷신문에서 어느 일본인의 자연농업을 예찬하는 글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이 일본인은 자신의 저서에서 현대식 과학농업이 인간의 삶에 치명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화학 농약과 비료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GMO를 만들고 잡종종자를 만들어 다음세대에는 쓸 수 없는 기형종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농업에 미치는 과학기술의 폐해라는 것이다. 과학농업이 스마트팜 같은 자본집약적 농업에 집중돼 농민을 기계를 조작하는 기능인으로 전락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가족단위의 소농은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농업경쟁에서 밀려나서 농사공동체의 해체를 불러오고 결국은 국가와 사회구성원 전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상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글의 저자는 밭이나 논을 갈지 않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자연농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선 1만년 전 부터 시작된 농업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의 현대식 농업이었을 리는 만무하다. 그 당시에는 화학비료도 화학농약도 없고 또한 공해도 없는 그야말로 무공해 자연농업이며, 자급자족형태의 생존을 위한 농업형태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소수의 농민이 대다수의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즉, 농산물을 대량 생산 해야하는 시대가 됐다. 소위 자연농업으로 세계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획기적인 종자혁명을 가져온 잡종종자(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종자)를 다음세대에는 쓸 수 없는 기형종자라고 규정짓고 있다. 잡종종자를 부정한다면 예를 들어 대표적인 잡종종자를 이용하는 작물인 옥수수의 야생재래종과 지금의 품종을 비교해보면 천양지차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잡종종자는 아니지만 밤알만한 재래종 감자에서 과학기술로 개량된 지금의 감자를 비교해보면 과연 과학농업을 부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유전자 변형작물(GMO)도 부정하고 있는데 최근의 뉴스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거염벌레나방 애벌레가 창궐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미 미국은 저항성인 GMO와 농약으로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는 소위 과학농업을 실천하는 선진국보다 훨씬 더 자연농업에 가까울 텐데 자연농업으로 이 피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자연농업도 농업의 한 형태인 것은 분명하나 전세계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농업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연농업을 강조한 나머지 GMO를 위시한 과학농업을 부정한다면 결론은 오히려 간단하다. 그냥 자연에서 열매를 따먹고 사냥하던 구석기시대로 돌아가면 될 것이다.

김호일 前 농업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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