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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사기꾼 존 로' 연상시키는 김동연의 '통화' 말장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2.01 18:31:25

[프라임경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그는 이번 정부가 급작스럽게 일찍(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 '장미대선'이 치러졌죠) 들어선 상황에서 재정을 꾸리고 새로운 경제정책을 펴나가는 데 초석을 닦은 인물입니다.

소득주도 경제니 혁신성장이니 하는 다른 나라에서 추진한 예나 성공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험적인 정책들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한때 '김동연 패싱'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이 같은 개념들의 갈피를 잡고 서로 조화와 우선 문제를 교통정리하는 데 있어서도 기재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고, 현재도 많은 짐을 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요새 또 하나의 짐을 어깨에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이른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데요. 결국 주무부처랄지 콘트롤타워를 기재부에서 맡게 될 모양입니다. 

정부 부처간 엇박자가 있다는 걱정을 산 건데요,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가상통화 규제론을 꺼냈다 청와대에서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서는 등 우려나 불만이 나올 법한 대목이 꽤 있었죠.

결국 김 부총리가 지난 달 31일 국회에 출석, 가상화폐(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부족하며 당국이 과세 문제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최종 콘트롤타워도 기재부가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날 발언 중 일부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정부는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쓴다. 화폐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법정 화폐로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말인데요. 말인즉 정부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통화란 일정한 '흐름' 측면을 강조하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이것도 돈의 일종이긴 매 한 가지라고 보는 게 상식 아닐까요? M1, M2 이런 용어들만 해도 그렇고, 통화의 사전적 정의 역시 '유통 수단이나 지불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화폐. 본위 화폐, 은행권, 보조 화폐, 정부 지폐, 예금 통화 따위'로들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정부의 입장은 선의지만 기존에 정책적 혼선과 소신 부재로 인해 이번 통화 단어 사용 역시 신중진지한 태도가 아니라, 정부가 복잡하고 두서없이 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면서 말장난을 하려는 것으로 비춰 비판받을 여지가 있는 셈입니다.

김 부총리의 경우 이런 점에서 더 안타까운데요. 그런 그와 겹쳐 연상되는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존 로'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1710년대 최고의 금융인으로 봐도 무방한 인사인데요, 프랑스 대혁명의 원인을 제공한 원흉 중 하나로도 꼽힙니다.

중상주의자로 유명한 존 로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해결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즉, 적극적인 사업과 보호무역을 통해 금과 은을 축적하면 국가에 힘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이죠. 그래서 '미시시피 회사' 사건에 주인공이 되는데요.

18세기 초반에 북미에 식민지를 건설한 프랑스는 미시시피 강 주변의 개발 무역을 계획하게 됩니다. 이를 미시시피 회사라고도 합니다. 루이 15세의 호화스러운 생활로 국가재정은 파탄, 정부채무의 급증과 통화 조작으로 리브르(당시 프랑스 화폐단위)의 가치가 불안해졌고 그 해법 내지 돌파구를 찾은 게 미시시피 회사였던 것이죠.  

존 로는 중앙은행을 두고 화폐를 발행하면, 금리가 낮아지고 경제활동이 활기를 띄게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당시 루이 15세의 섭정 등 주요 인사와 접촉, 정부의 신용만으로 화폐를 발행, 그는 1716년 방크 로얄을 설립하고 이듬해 미시시피 회사를 인수하는데요. 

어쨌든 미시시피 회사의 가치는 치솟기 시작하고, 그 결과 투자자들은 국채를 회사에 납부하고 주식을 교환받거나 존 로가 발행한 종이화폐를 빌려 주식을 사며 투자에 나섰지요.

단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프랑스의 국채 상환 문제는 해결되는 듯 했는데요, 문제는 과열이 지나치자 결국 붕괴되는 결말이 닥치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왔습니다.

그 결과 국채투자자들과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정부 빚을 대신 갚아준 셈이 되었고, 이 불만은 왕실로 쏟아지고 그 여파는 결국 루이 15세의 후대인 루이 16세 시절에 이르러 '혁명'으로 나타나는 데 일정 부분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이론적으로 맞았고 추진에 문제가 없었던 존 로, 그의 모습에서 김 부총리가 불현듯 생각납니다. 물론 존 로의 경우 액셀레이터를 밟는 역할이었기에 브레이크를 일정 정도 걸려는 김 부총리나 정부에 빗대기엔 무리가 약간 있어도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 상황이나 정책적 방향은 맞지만 비상식적인 광풍을 잠재우기엔 통화냐 화폐냐 말장난을 할 때는 아닐 텐데요. 향후 관리 실패라도 한다면, 존 로의 미시시피 회사 광풍 못지 않은 욕이 문재인 정부에 쏟아질지 모릅니다.

사기성 짙은 아이템과 뒤엉켜 싸우다 보면 자칫 정의의 편이 누군지, 누가 맞는 말을 하는지 불확실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때에 심지어 언어유희라니 일부 사기꾼들로부터 대다수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당국자 태도로는 유약해 보입니다. 

도매금으로 같이 욕먹을 수도 있는 일이라 하면 지나친 비판일까요? 확고부동하고 엄정한 태도로 무게중심을 좀 더 옮겨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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