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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임기 끝내는 황영기 회장의 '말·말·말'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1.30 17:03:47

[프라임경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내달 3일을 마지막으로 여의도를 떠납니다. 

그는 임기 내내 금융투자업계 수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인물이기도 한데요. 경상북도 영덕 출신의 황 회장은 삼성그룹 금융전문가로 꼽힙니다. 

삼성전자 자금팀 팀장,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실장, 삼성증권 대표이사 등을 맡았는데요. 삼성그룹을 떠난 뒤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을 지냈습니다.

화려한 경력을 안고 2015년 2월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올랐는데요. 회장직에 오른 뒤에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도입 등을 이끌면서 사모펀드 진입 규제 완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책 등 금융투자업계 사업을 위해 발벗고 나섰습니다.

▲25일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왼쪽)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금융투자협회

특히 황 회장은 날까로운 언변으로 이목을 끌었는데요. 은행장 출신임에도 은행과의 밥그릇 싸움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등 금융투자업계를 대변하는 말을 쏟아내며 '검투사'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그중 기울어진 운동장은 유명한 일화인데요. 황 회장은 2017년 2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보험에 비해 금융투자업계가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는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은행이 수익성이 떨어지니까 신탁업을 통해 자산운영업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증권업계가 예금을 받겠다고 하지 않듯이 은행도 자산운용업은 건드리지 마라"라고 경고하기도 했죠.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던 신탁업법 개정은 은행과 증권사 간의 치열한 이권다툼으로 인해 정체된 상태입니다. 

초대형 IB 발행어음 인가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은행 고유 영역을 침범한다며 초대형 IB 발행어음 인가 보류를 주장하자 작년 11월 열린 '사랑의 김치 Fair'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대형 IB가 무섭다면 은행의 경쟁력을 의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죠.

하지만 모든 일이 술술 풀린 것만은 아니였습니다. 가장 많이 부딪힌 은행과의 업권 다툼에서는 신경전 끝에 번번이 패하는 일이 더 많았는데요. 은행에 일임형 ISA를 허용하는 문제와 증권사의 법인결제허용 여부를 놓고 은행연합회와 기싸움을 벌였지만 두 차례 모두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일임형 ISA의 경우 2016년 2월 오찬간담회를 통해 "은행에 투자일입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금융업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이슈"라며 강력히 반대했는데요.

그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ISA가 일임 형태로 운용되면 고객민원은 물론 운용인력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원회가 '국민재산 늘리기 위한 ISA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에서 일임형ISA에 가입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발표해 황 회장은 패배의 쓴 맛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그는 "투자일임업은 금융투자업의 핵심영역이지만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ISA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ISA 내 은행의 투자일임 허용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죠.

은행에 ISA 내 투자일임업을 허용한 대신 증권사에는 ISA 가입 시 비대면 일임계약이 전면 허용됐으나 황 회장을 바라보던 증권사들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법인결제허용 문제도 마찬가지인데요. 황 회장은 2015년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증권사의 법인결제허용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에서 골드만삭스가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규제 때문"이라며 "증권사들이 초대형IB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법인지급결제가 허용되지 않는 건 비극"이라고 꼬집었죠.

여기 더해 "증권사가 지급결제망에 참여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인 지급결제를 못하고 있다"며 "진입비용으로 3375억원을 지급했는데 업무를 제한하는 건 약속 위반으로 낸 돈을 돌려받는 소송이나 제한 행위에 대한 공정위 제소까지 고려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재벌 사금고화 우려가 있다며 여전히 증권사 법인지급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죠. 황 회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은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협회장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직 우리나라아에서 주식투자문화 인식이 좋지 않다는 점"이라며 "주식투자에 대한 문화가 바뀌어 자본시장으로 국민들의 돈이 흘러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와 함께 "ISA,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정부, 국회에서는 주식투자가 부자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세제개편을 하면 부자감세라고 생각한다"며 "정부, 국회의 인식 바꾸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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