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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범죄화폐' 낙인찍고 기술 육성 외치는 정부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1.16 17:17:27

[프라임경제] 가상화폐와 관련해 시종일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던 정부가 이번엔 한 발 물러섰다. 

15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가상화폐에 대한 대응을 요약하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일단 보류하고, 거래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주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언급으로 요동쳤던 시장에 진정제를 투여했다는 진단이 따른다. 

그러나 이날 거래소 폐쇄를 보류하면서도 지난해 논의됐던 거래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과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안은 살아있는 옵션이긴 하다'는 발언을 볼 때, 정부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대응은 여전히 경직된 입장을 고수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강경 대처는 가상화폐가 탈세, 자금 세탁 등 범죄에 쉽게 악용될 수 있다는 시선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시세 조작과 자금세탁, 탈세 등 거래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거듭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투기는 규제를 통해 강력하게 막겠다고 예고하면서도, 블록체인이라는 차세대 기술에는 관심을 보였다. 실제, 정부는 이번 가상화폐 대응책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방침도 담았다. 

다시 말하면 가상화폐는 규제로 막겠지만, 그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은 활성화하겠다는 얘기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맥을 같이 하는데, 발전과 규제를 분리하겠다는 방안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논리적인 문제가 있는 이 대응책도 근본적인 문제를 걷어낸다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가상화폐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책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부터 열풍이었지만 정부는 3개월가량이나 지난 9월에야 관련 TF를 구성했다. 또 미성년자 거래금지와 거래 실명제 도입 등 본격적인 대책은 투기 열풍이 절정을 찍었던 지난달에야 마련됐다.

범죄 예방을 위한 규제 마련은 좋지만, 시장이 이미 활성화된 상황에 '기술 육성, 투기 규제' 투 트렉 전략은 시장대응을 더 늦추는 요인이 될 뿐이다. 

자금 세탁이나 탈세 같은 불법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관련 기술은 활성화하겠다면서도, 가상화폐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에 가두는 것은, 기술은 물론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만 얻는 길일 것이다. 산업 자체를 활성화시키고 범죄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력하게 운영한다면 될 일이라는 말이다.

이번에 대응책과 함께 컨트롤타워가 세워진 만큼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과 분리된 사고를 거두고, 균형적인 시선을 통한 적절한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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