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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김동선-김원석 '한화 89뱀띠' 엇갈린 운명

동갑내기여도 숟가락 따라 '주주님vs백수'···한화의 온도차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11.21 15:54:22

[프라임경제] 1989년생, 스물여덟 살 동갑내기에 한화그룹을 배경으로 뒀지만 그들의 운명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인 지난 20일 세간에 드러난 이들의 잘못을 들여다보면 한 명은 손가락을 잘못 놀렸고, 다른 한 명은 손찌검과 폭언을 일삼아 누군가를 상처 입힌 죄입니다.

도긴개긴 다를 것도 없어 보이는데요. '한화이글스의 장그래'로 주목받았던 김원석은 이날 팀에서 방출당해 사실상 야구인생을 접은 신세가 됐습니다.

이에 비해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은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리며 입길에 올랐는데요. 김원석의 비극적 '백수행(行)'에 비한다면 여론의 뭇매는 사뭇 가벼운 처분입니다.

팬들의 뒤통수를 친 죄(?)를 물어 선수를 백수로 만든 한화가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폭행을 저지른 오너 아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씌울지 자못 궁금한 대목이기도 하고요.

한화이글스는 구단 긴급회의를 열고 20일 전지훈련 중이던 김원석에 대해 귀국조치 및 방출을 결정했습니다. 그가 SNS 개인메시지(DM)을 통해 지인과 주고받은 글이 지난달 한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 공개됐는데 뒤늦게 이날 한 언론이 기사화하자 조치에 나선 것인데요.

▲한화이글스 소속 선수 김원석이 팬과 SNS 상에서 나눈 대화 내역 일부. 충청지역과 팀 치어리더의 외모 비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아냥이 문제가 됐다. ⓒ 온라인 커뮤티니 갈무리

문제의 메시지들은 한화팬은 물론 상당수 야구팬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소속팀 치어리더의 외모와 특정지역을 비하했고, 현직 대통령을 '빨갱이'라 비꼬는가 하면 팬들을 '거지XX들'로 칭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개인적인 대화라 해도 인성 자체에 문제가 있음이 의심되는 언행에 공분이 쏟아진 것은 당연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프로무대 방출과 재입단, 절치부심의 부활 스토리로 관심을 모았던 선수였고, 지난 시즌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음에도 구단이 등을 돌리기에는 충분한 이유였습니다.

우연치고 묘하게도, 같은 날 또 다른 언론은 김승연 회장의 막내아들이 모 대형로펌 신입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휘둘렀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도내용과 법조계 전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월 벌어진 일인데요. 피해자들은 대형 고객사인 한화 오너가라는 사실에 고소조차 망설였다고 합니다. 김 전 팀장은 지인의 소개로 신입 변호사들 친목모임에 참석했는데 문제는 또 술이었습니다.

만취한 그는 참석자들 앞에서 마치 군기 잡듯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말미에는 일부 변호사들에게 손찌검을 하는가 하면,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쥐고 흔들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는데요. 이후 김 전 팀장이 직접 로펌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수용을 거부했고 고소를 검토 중이라는 전언도 나옵니다.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가 지난 3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는 모습. ⓒ 뉴스1

만약 고소가 현실이 된다면 김동선 전 팀장은 여론의 뭇매 정도로 상황을 모면하기 어려워지는데요. 그는 올해 1월5일 새벽 서울 청담동 한 주점 종업업을 폭행하고 순찰차 안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거든요.

법원은 지난 3월 김 전 팀장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과 함께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 중인 상황에서 또 다시 비슷한 혐의로 고소당할 경우 사실상 구속수감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죠.

2010년에도 유흥주점 여종업원을 성추행하다 이를 말리는 보안요원 2명을 때리고 집기를 부숴 불구속 입건됐던 김 전 팀장은 선고유예 처분에 그쳤었는데요. 검찰과 법원은 상습 주폭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처분을 내렸던 바 있습니다.

지금 눈에 띄는 것은 김 전 팀장이 당시 검찰 구형을 앞두고 한 호소인데요.

그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아무리 술을 마셨다 한들 절대 있을 수 없는, 너무나 안 좋은 행동을 저질렀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많이 반성하고 있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었죠.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라 만취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를 거들었고요.

그러나 눈물겨운 반성과 호소는 불과 8개월 만에 또 다른 추문으로 돌아왔고 앞서 김원석 사태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인성을 의심되기까지 합니다.

이에 한화그룹 측은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 중인데요.

오히려 일부 관계자들은 피해자들이 정식으로 고소하지 않았다는 것, 김 전 팀장이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앞선 사건 때도 피해자들과 합의했음을 밝히며 말을 아끼던 것과 비슷한 패턴입니다.

동시에 한화이글스가 보도 만 하루도 안 돼 선수 방출을 결정한 것과 사뭇 다른 태도기도 하고요.

어쨌든 김동선 전 팀장은 이날 오후 늦게 편지 형식의 '반성문'을 언론에 배포하는 것으로 공식입장을 갈음했습니다.

소동이 벌어진 자리에 도착 전부터 취기가 있던 차에 기억을 잃었고 다음 날 '결례되는 일이 있었다'는 지인의 충고를 받아 참석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먼저 사과했으며, 상대 측도 '놀라기는 했지만 괜찮다'는 답신을 받아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군요.

그는 "피해자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면서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며 음주 습관과 관련해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물론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발전합니다.

그럼에도 잘못을 반복하는 것, 심지어 실정법에 어긋나는 비행은 실수로 여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김 전 팀장이 치료 의지를 직접 밝힌 것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좀 더 나아간 것으로 보입니다. 학습효과를 잊은 그에게 법과 처벌의 의미가 너무 가벼웠다면 이번 약속의 무게는 얼마나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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