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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방사청·A사 1400억대 방산비리 수사 착수

군 공항감시레이더 교체사업 7년째 표류 5월 감사원도 부정 적발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11.14 13:35:00

[프라임경제] 1400억원 규모의 군 공항감시레이더(ASR·Air Surveillance Radar) 교체사업이 방위사업청(방사청)과 민간업체간 검은 커넥션 의혹이 불거지며 7년째 표류 중이다.

방사청이 비용·사업기간 절감을 이유로 자체개발 사업을 외부구매방식으로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거짓 보고와 부적절한 채용알선 등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이 상당수 포착됐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방사청 자체감사를 통해 관련 정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지만, 실무자 경징계 수준에서 상황은 일단락 됐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한국항공우주(047810·KAI)를 시작으로 방산비리 척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관련 사업 역시 2년 만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방사청 '허위보고'로 사업방향 전면 수정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방사청은 원래 사업목적과 다른 장비를 무리하게 도입하려 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한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전보하는 등 보복인사를 강행했다. 방사청이 특정 업체와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체는 사업 관계자들의 전역 후 일자리를 알선하는 등 커넥션을 이어갔다.

14일 김종대 의원실에 따르면 군 ASR 교체사업은 2006년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추진이 확정됐고 5년 만인 2011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 조사가 완료됐다. 그런데 이듬해 5월 자체개발 대신 외부구매로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돌연 변경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전략변경 이유로 방사청은 'A사의 저고도레이더를 활용하면 비용을 167억원 아낄 수 있고 사업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근거가 전혀 없는 허위보고였다"면서 "오히려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절차 생략, 공문서 위조, 시험평가 부정 등 비리가 줄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ASR은 공항 인근 110~130Km 높이에 떠 있는 항공기의 진입 관제가 가능한 1차 감시 레이더다. 그동안 우리 군의 레이더 장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이 중 노후화가 심각한 ASR을 자체적으로 신규 개발해 국산화하는 것이 사업의 본래 목적이었다.

본지 취재 결과 당시 저고도레이더 연구개발과 군 기술평가를 통과한 국내 업체는 A사가 유일하다. 업체의 저고도레이더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하기 전 15Km 인근부터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지만 ASR과는 활용범위가 다르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민간업체에 자체 개발 과제를 떠넘긴 셈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방위사업관리규정에 따라 사업추진방식 변경을 위해서는 선행연구, 분석평가의 조치가 필요함에도 방사청 실무자들은 이를 없는 절차로 쳤다.

또한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하는 수준의 ASR 개발 사례가 없어 경쟁 입찰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실무자들은 A사 외에 다른 업체 두 곳을 경쟁사로 명시해 구매계획안을 만들었다.

더구나 각 업체의 레이더 기술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공문도 발송하지 않았고 기존 장비들이 함량미달로 파악되자 평가 수치를 일부 수정하기까지 했다.

김 의원은 "ASR 사업이 당초 국내구매 방식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한 조건이었지만 실무자들은 관련 규정을 위반해가며 이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개발사업과 달리 구매사업은 업체가 시험평가를 위한 실물 기종을 보유해야 하고 장비와 소요비용 모두 업체가 부담한다. 그런데 A사는 ASR이 아니라 이미 공군에 납품했던 저고도레이더를 시제품 삼았지만 아무도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이후 육군에서 시험평가에 사용된 저고도레이더 양산3호기가 중고품이라며 납품 승인을 거절하자, ASR 사업은 물론 저고도레이더 납품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015년 5월 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사업이 재개됐지만 가격협상에서 입장이 갈렸고, 결국 올해 예정됐던 ASR 전력화는 2023년으로 6년이나 미뤄졌다. 막대한 예산이 소진됐음에도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2015년 초 방사청은 자체감사를 통해 실무자에 대해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경고 처분만 내렸다.

◆A사측 "일자리 알선 등 특혜나 불법 전혀 없다"

김 의원은 "실무자 중 한 명인 P소령은 오히려 작년 1월 방사청 분석·평가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던 이들은 다른 사업팀으로 전보되거나 아예 방사청을 떠나는 등 역차별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방사청 자료를 확보해 관련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해당 실무자들이 규정을 어기고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배경과 함께 A사 사업 관계자의 전역 후 일자리를 주선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또한 재작년 방사청 내부 감사에서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는 실무자의 증언이 나온 만큼, 윗선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감사원 역시 지난해 11월 관련 사업에 대한 감사를 착수해 A사가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개발시험평가 결과 '기준미달'로 지적된 항목을 시험성적에 '기준충족'으로 작성하고, 시험수행 장소도 허위기재한 사실을 적발해 지난 5월 방사청에 통보했다.

방사청은 올해 9월에야 사업분과위원회에서 사업중단 결정을 내렸는데 검찰의 수사 착수는 감사원 적발에 이은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ASR 사업 표류는 실무자와 업체의 담합뿐 아니라 내부의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조직적으로 은폐한 방사청의 자체 정화능력 결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사업 전 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된 만큼 내부고발을 묵살하고 사업을 강행한 윗선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A사는 김종대 의원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실제 특혜를 받거나 불법을 저지른 일이 결코 없다고 항변했다.

업체 관계자는 "재작년에 이미 회자됐던 논란이고 2015년에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중단된 사업"이라며 "방사청의 주도한 사업에 사업자로 참여한 것은 맞지만 일자리 알선이나 특혜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일부 매체를 통해 갑작스럽게 의혹이 제기돼 당혹스럽다"면서 "내부에서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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