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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샘의 배신, 남녀 급여격차로 예견됐다

관리직 女 급여, 男 60% 수준···최양하 회장 등 등기임원 전원 男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11.06 15:39:14

[프라임경제] 국내 부엌가구시장 1위 한샘이 신입사원의 성폭행 피해를 수개월 동안 은폐하고 추가피해를 방조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며 벼랑 끝에 몰렸다. 여성소비자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주가와 향후 매출도 휘청거릴 수 있다.

말 그대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은' 한샘의 비상식적 초기대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남성중심적 직장문화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성과 주부가 주요고객이지만, 정작 회사를 구성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무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샘 직원의 성비구성과 1인당 평균임금에서 불거진 격차로 일부 입증됐다.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한샘 직원수는 총 2689명으로 이 중 77.5%인 1859명이 남성이었다.

▲한샘의 2016년도 사업보고서 중 직원 및 급여현황. 관리직/연구직의 경우 3000만원 가까이 남녀 급여격차가 벌어졌으며 직원성비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임금격차는 직종에 따라 차이가 컸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관리·연구직의 경우 남성 1인당 평균급여는 6535만7944원이었지만 여성은 60.81%인 3974만6028원에 그쳐 25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즉 같은 관리·연구직이라도 남성이 1만원을 벌 때 여성은 6000원 정도밖에 못 받는 셈이다. 이는 올해 3월 발표된 OECD 회원국 대상 조사 결과 대한민국 남녀 평균 임금격차인 37%를 2%포인트 넘게 웃도는 수치기도 하다.

영업직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350만원 이상 적은 급여를 받았고 생산직에서도 여성은 남성의 78.2% 수준밖에 받지 못했다.

물론 통계의 맹점을 들어 임금격차는 차별이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그러나 사회 초년생인 20~30대의 경우 거의 차이가 없는 남녀 임금이 30대 중반 이후 40대 이상에서 급격하게 벌어지는데, 이는 결혼·출산 등 경력단절로 인한 노동시장에서의 배제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심지어 근속연수나 위험수당 유무 등 숫자로 설명이 가능한 차이 외에 기업이 유독 여성근로자에게 야박한 게 사실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있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남녀 임금격차를 발생하는 요인은 교육연수의 기회 여부, 업종 및 근속연수 차이 등 다양하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여성 노동력은 훨씬 값싸게 치부된다는 게 연구원 측 결론이다.

이에 김난주 연구위원은 "숫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남성에게는 프리미엄, 여성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성의 능력이 있건 없건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숫자로 입증되는 차이를 아무리 해소해도 근본적인 핸디캡을 극복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한샘의 경우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을 비롯해 등기임원 9명이 모두 남성이다. 처음부터 여서직원의 피해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 이유가 이런 보이지 않는 남성중심 문화에서 기인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피해 직원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는 최양하 회장의 약속이 알맹이 빠진 공언으로 여겨지는 이유기도 하다.

한편 한샘은 지난해 부엌가구사업에서만 8138억원, 1조46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업계 선두업체다. 당기순이익으로 1500억원 이상을 거둬들인 한샘은 전체 매출의 78.9%는 장롱과 침대, 싱크대 등 가정용 가구에서 거뒀다.

특히 1973년 창립 이후 내수비중이 99%에 육박하는 전형적인 내수향 기업이 바로 한샘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를 조창걸 창업주 이하 임직원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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