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백유진's BYE] 오스본, 이렇게 알릴 이름이 아닌데…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7.11.04 14:00:47

BYE(Back Your Effect)는 '당신의 영향력을 다시 찾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빨리 붙여 읽으면 '백유진쓰바이'로 읽히는데 이는 중국어의 실패(失败·shībài) 석패(惜败·xībài) 자백(自白·zìbái)과 독음이 비슷합니다. 독일어로 둘을 의미하는 zwei(츠바이 또는 쯔바이)로도 들리죠.

이 모든 뜻을 포괄한 이 연재는 시대를 잘못 만난 제품들, 판단 착오에 따른 업체의 몰락 등을 살펴 역지사지·타산지석·반면교사 삼아 자신 안에 내재된 두 번째의 자신에게 성공의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의미로 기획됐습니다. 


[프라임경제] 아담 오스본(Adam Osborne)은 오스본컴퓨터의 설립자이자 처음으로 대중에게 인기를 얻은 포터블 컴퓨터(Portable Computer) '오스본 1(OCC-1)'을 개발한 인물입니다.

1980년에 태어난 오스본 1은 최초의 노트북 모델로 거론되지만 지금의 노트북과는 많이 달랐는데요. 크기는 일반 데스크톱과 비슷한데, 성능은 떨어지고 무게만 무려 11kg였죠.

그러나 당시에는 휴대성이라는 강력한 장점에 힘입어 큰 성공을 이뤄냈고 여러 경쟁사들에서 유사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쟁에서 밀릴까 불안해진 오스본은 신개품 개발에 빠르게 착수해 1983년 '오스본 2(OCC-2)'를 개발합니다.

▲오스본2. ⓒ 구글 이미지 캡처

당시 오스본 2는 이전 모델과는 성능면에서 혁신적으로 개선된 제품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단계였죠. 그러나 오스본컴퓨터는 경쟁사 제품을 고객들이 구매하지 않도록 견제구(牽制球)를 던지고자 계획단계에 불과했던 오스본 2를 사전 공개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견제사(牽制死)를 초래했습니다. 당시 소비자들의 심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선택이었는데요. 차기 제품의 성능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오스본 1의 주문을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오스본컴퓨터는 당시 1295달러였던 오스본 1의 가격을 대폭 낮춰 995달러에 판매하는 전략까지 내걸었지만 판매는 늘지 않고 재고만 쌓였습니다.

오스본컴퓨터는 오스본 2를 선보인 1983년에 파산하게 됩니다. 회사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고 '오스본 효과'만을 남기게 됐죠. 오스본 효과란 아직 판매할 시기가 아닌 차세대 제품을 미리 발표해 대기 수요를 만들어내고, 판매 중인 제품의 구매 중단을 유발하는 것을 뜻합니다.

애플은 소비자 요구를 파악한 후 제품 출시 시기를 조절하는 등 오스본 효과를 아직까지는 제대로 적절히 활용하는 대표 회사 중 하나인데요. 

소비자 니즈애플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tephen Gary Wozniak)이 아담 오스본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애호가들의 모임인 홈브루 컴퓨터 클럽(Homebrew Computer Club)의 일원이었다니 이들이 인연이 없다고 할 수도 없겠죠.

▲(왼쪽부터) 아이폰X, 아이폰8 Plus, 아이폰8 ⓒ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은 지난 9월22일 미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 아이폰8 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국내에서는 지난 2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해 현재 정식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매년 출시 전부터 큰 인기를 몰던 아이폰 시리즈지만, 올해는 다소 부진한 모습인데요. 아이폰8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달 3일(현지시각) 아이폰X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를 다시 내놨기 때문이죠.

아이폰X는 애플 10주년 기념작인 만큼 충성고객이 많은 애플에게 중요한 제품이 아닐 수 없는데, 아이폰 최초로 OLED 기능과 얼굴인식 기능까지 탑재해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폰8을 사는 대신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아이폰X를 사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출시 직후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스웰링(팽창) 현상이 나타난 것도 제품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죠.

1983년 당시 소비자들이 오스본 2를 구매하기 위해 오스본 1을 구매하지 않던 것처럼, 아이폰X를 구매하기 위해 아이폰8을 구매하지 않는 대기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이폰8 시리즈의 국내 예약판매 실적은 아이폰7의 60~70%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이와 달리 아이폰X의 경우 미국에서 17분 만에 출시 당일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선주문이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죠.

신규 스마트폰의 예약판매가 출시 초기에 반짝 몰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대로 가다간 아이폰8이 '제 2의 오스본 1'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배너
배너

프라임TV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