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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건축사업장, 클린 경쟁은 틀린 경쟁?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7.10.13 10:42:46

[프라임경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사비, 조합원님들께 어떻게든 합법적으로 지원토록 하겠다." 

지난달 27일과 이달 11일 각기 다른 재건축사업 총회장에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모두 이 말을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시공사로 선정해주길 부탁했다.

재건축사업은 대부분 재건축조합이 시공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시공사는 조합이 투표해 결정하는데 사업성이 높은 단지들은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선정되고자 안간힘을 쓴다.

최근 논란이 됐던 거액의 무상 이사비 지급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도정법 제11조 5항은 시공사, 설계자 또는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자가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에서도 반포주공1단지에서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나온 현대건설의 무상 이사비 7000만원 지급을 시정하라 조치한 것.

그럼에도 두 회사 다 반포주공1단지,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은 위법이라 판단된 이사비는 받지 않겠다고 엄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합원들이 이 두 건설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하나 같이 '재무적 탄탄함'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제재도 있으니 일단 조합 측에서 이사비는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모양새지만 현대건설이 뽑힌 걸 보면 조합원들도 어떻게든 이사비를 지원하겠다는 건설사의 말을 믿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잠실 미성·크로바에서 공사비 감액 옵션도 걸었다. 미성·크로바 조합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될 경우 △초과이익부담금 569억원 지원 △공사비 중 569억원 감액 △이사비 1000만원·이주촉진비 3000만원 제공 등 파격적인 세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게 되더라도 부담금 대납 외 나머지 2개 옵션 중 하나를 지원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심지어 롯데건설은 잠실 미성·크로바 현장에서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몇몇 조합원들이 언론을 통해 자진신고한 것.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를 본 후 "재벌건설사가 관행처럼 조합원의 표결권을 뇌물로 매수하는 뿌리 깊은 부패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오는 15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초 신반포 한신4지구에서도 롯데 측은 무상지원비로 2000억원을 조합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보니 '청렴수주' '클린경쟁'을 하겠다는 GS건설은 혼자 '바보'가 됐다. 반포주공1단지,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자이' 브랜드로만 인정받겠다는 전략을 세운 게 애초에 잘못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지난해 재건축 수주액이 10조원을 넘기며 독보적인 1위였다"면서 "2위인 대림산업보다도 4조원이 많은 금액인데도 최근 타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당해낼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경과한 가운데 국회의원들은 우리 사회 '적폐'를 뿌리 뽑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건설사가 아파트 브랜드만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면 '바보'소리를 듣는 게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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