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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선 전병헌+추미애…선진화법 개정 득실 재부상

우군 만들기 vs 지나친 입지확대 우려…국민의당 우클릭 제어 고삐가 관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9.14 11:17:35

[프라임경제] '김이수 부결'에 '김명수 위기'까지,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헌법재판소장 후보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어 대법원장 후보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는 청와대와 국민의당이 설전을 주고 받는 자존심 싸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11일 김이수 낙마에 이어 13일 박성진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의 '부적격 보고서 채택' 상황이 빚어졌지만, 14일 오전까지도 청와대의 인사 관련 입장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데 머물러 있다.

자칫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보고서 채택 불발'에도 임명 강행한 것처럼, 벤처부장관 역시 그렇게 밀어붙일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안철수 존재감 '인정투쟁'에 말려든 청와대? 

현재 국회 재적 의원수는 299명으로(안철수 의원직 사태 여파 때문)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과, 국회법상 비교섭단체로 분류되는 정의당 6석, 새민중정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등의 분포를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책임론으로 보수당이 분열하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양당제에 가까운 국회 구도가 깨지고, 다수당 체제가 구현된 상황이다.

정권 교체 초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국민의당 등 야당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바 있다. 특히 상당수 의석을 호남에서 얻은 국민의당은 광주와 전남·북에서 문재인 지지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상황이 대단히 뼈저릴 수밖에 없었다. 존재의 의의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었던 셈.

특히 '문재용 의혹의 근거 날조' 사건으로 제대로 된 공당이 맞느냐는 본질적 의심마저 제기되는 위기를 겪었다.

여기서 의원직 사퇴 등 배수진을 쳤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다시 당대표로 복귀하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간단하고 거칠게 요약하자면, '극중주의'를 내걸면서 정치권 특히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 '인정투쟁'을 벌이고 이것이 다소 잘못 작동하면서 큰일을 낸 것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 임명안 부결로 불거졌다고 할 수 있다. 여당(민주당) 일부에서는 김이수 낙마 배후에 안 대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는다.

증거는 없지만 부결 직후에 안 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말하는 등 자극적 행보를 한 것도 사실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우측). ⓒ 뉴스1

문제는 청와대와 여당의 반응이 국민의당에게는 반발심리를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일 부결 직후 "무책임한 다수의 횡포"라고 사실상 국민의당을 겨냥했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그간 국민의당과의 협상 과정을 여과 없이 설명하는 등 불만을 토로했다. 과거 '머리 자르기 논란'으로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까지 이번 부결 사태 비판에 동참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우 원내대표가 언급한 인사처리의 딜(거래) 제안을 부인한 데 이어 안 대표까지 나서서 "청와대가 국회의 헌법상 권위를 흔드는 공격은 삼권분립의 민주헌정 질서를 흔드는 일"이라고 반격했다.

안철수식 '극중주의' 정체는 무엇? '우클릭'으로 질주 제어가 과제 

문제는 이처럼 미운오리새끼 같은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지만, 청와대로서는 국정 동력 상실 우려 때문에 이들을 오롯이 적으로 만들기는 힘들다는 데 있다. 우선 당장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 임명안 처리가 남아 있다. 여기에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의료개혁, 더 나아가 방송 개혁과 공무원 증원, 검찰 개혁(경찰수사권독립 허용 여부도 이 범주에 포함) 등 각종 사회구조 개편과 적폐 청산 논의 대상이 산적해 있다. 법안 처리들이 대단히 많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금 수면 위로 떠오른 원세훈 전 원장 시절의 국정원 블랙리스트 논란이 MB 수사로까지 확전될 경우 정치적 우군 역시 필요하다. 여기에 속칭 국회선진화법(2012년 개정된 국회법 규정들을 말함)이 강한 회오리를 일으킬 전망이다.

사실 선진화법 문제는 이미 예정된 숙제였다. 이들 조항들을 활용하면 소수 야권이 대단히 자기 몫을 키울 수 있다. 국회 내 폭력 등 후진적 사태 방지 이상의 의미가 있는 법으로, 정치 지형 자체를 바꿔 놓은 셈이다. 즉 국회 내 다수당이라 하더라도 의석수가 180석에 미치지 못하면 예산안을 제외한 법안의 강행 처리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일명 '식물 국회'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희대의 악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결국 어떤 식으로든 현실적으로 수정을 해야 한다는 비판론이 높았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이 관건이었다. 국민의당은 이미 발빠르게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바른정당이 21대 국회부터 개정법을 적용하자고 선을 그은 것과 대조된다. 국민의당은 의사방해연설(필리버스터) 중단 기준을 180석 이상 동의에서 150석 이상 찬성으로 바꾸자는 것 등을 거론한다.

여당으로서는 현안 추진에 제약이 줄게 돼 반갑다. 다만 이런 '동업'을 하게 되면 국민의당 몫이 커진다. 오히려 보기에 따라서는 국민의당 몫이 필요 이상 커지는 이상한 동업일 수도 있다.

위의 의석 분포 상황에서 보듯, 현재 국민의당은 민주당(더 넓게는 정부 포함, 더 나아가 청와대까지도)이 추진하는 안건에 힘을 실어주고, 보수파인 자유한국당이 정부와 여당을 괴롭히기 위해 내놓은 안건들을 함께 맞서 깨줄 힘을 갖고 있다. '캐스팅보트' 능력이다.

예를 들어 문재인 케어 돈줄을 죄는 법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국민의당 의중이 중요해지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호의 항로가 문제가 된다. 가깝게는 이들에게 국회선진화법 개정의 과실을 안겨줄 것인지의 허용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안철수식 정치 즉 극중주의를 어떤 식으로 제어하는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극중주의는 일종의 실용주의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의당 태생적 구조, 즉 호남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의 결합으로 과감한 우클릭으로 치닫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 다만 그렇다고 방치만 하기도 어렵고, 여당이 알아서 원내정치로 대응하도록 마냥 물러나 있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문제는 공은 청와대로 넘어가게 된다. 청와대가 안철수식 정치의 인정투쟁에 무반응 내지 약하고 의례적인 논평 정도로 머무르지 않고, '전병헌+여당의 비판'이라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선긋기 명분도 약하다.

할 말을 한 것이기도 하고 국민의당 문제를 짚은 정답이기도 하지만, 추미애 민주당호와의 관계에서 마이너스 시너지가 난 점은 분명하다. 청와대가 스스로 일정한 국민의당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다. 선진화법 문제의 흐름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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