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의도25시] '전두환 피아노' 자랑 중인 이랜드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08.09 16:01:36

[프라임경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참상을 다룬 '택시운전사'가 개봉 일주일만에 관객 500만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인데요.

이 영화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상황도 잘 모르면서 독일기자 피터를 태워 광주로 향한다는 설정을 깔고 시작됩니다. 평범한 택시운전사가 항쟁 한복판에서 감정 변화를 겪는 과정을 담았죠.  

이 영화가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항쟁의 원인 제공자이자 강경 진압의 최종 책임자인 당시 대통령 전두환씨가 새삼 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씨는 '전두환 회고록1. 혼돈의 시대'에서 "5.18 특별법에 의한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광주사태가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죠.

특히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기록일 뿐이어서 패자의 이야기는 모두 묻히게 된다. 내 회고록이 진실을 밝힌다 해도 신화처럼 굳어진 편견과 오해가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분노의 목소리를 더욱 키웠었습니다. 이번 영화의 유혈 진압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는 불만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죠.

이 같은 전씨의 뻔뻔한 행각에 더해 영화 택시운전사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언행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죠. 특히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폭동이라고 주장한 전두환 회고록 출판과 판매가 금지돼 눈길을 끕니다.

배포금지 가처분 사건을 맡은 광주고법 재판부는 '5·18을 왜곡하고 관련 집단과 참가자를 비하하고 편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해했다'고 판매를 금지한 사유를 밝혔죠. 

▲여의도 켄싱턴 호텔 1층에 전시된 전두환씨의 그랜드 피아노. = 추민선 기자


이렇게 반성 없는 전 전 대통령의 행보가 새삼 관심을 모으는 시점인데요. 이러한 가운데 이랜드그룹은 뜬금없는 수집품 전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바로 이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여의도 켄싱턴호텔 1층에 전시된 피아노인데요.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전씨의 배우자인 이순자씨와 딸이 연주했던 그랜드피아노를 1층 로비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랜드 피아노 옆에는 심지어 설명판을 세워 "연희동 자택의 거실에 있었던 이 그랜드 피아노는 평상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듣기를 좋아하던 이순자 여사와 그의 딸이 즐겨 치던 피아노"라고 소개합니다. 

당연히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켄싱턴 호텔에 들른 한 고객은 "그랜드피아노가 전시돼 있어 유심히 살펴봤는데 전 전 대통령과 연관 있는 수집품이라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하네요.

다른 고객도 "전씨는 독재군사정권을 이어가며 민주주주의 실현을 저해했던 인물"이라며 "이랜드에서 왜 전 전대통령의 수집품을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이 공간에 전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5.18 민주화 항쟁 당시 피해자, 그리고 그 가족들도 방문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자리 잡고 있을 수집품을 배려 없이 전시하고 있어 보는 이가 더 조마조마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박성수 회장이 독특한 수집 정신을 가진 인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박 회장의 수집품 마케팅은 그룹의 자금난과 맞물려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해외 경매를 통해 1000억원대의 유명인 소장품을 사들였다고 하네요.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꼈던 다이아몬드 반지, 찰리 채플린의 중절모,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골드 글러브 46개, 팝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드레스 등 문화와 스포츠 분야의 소장품이 많습니다. 이 밖에 노벨 경제학상 메달 등 이랜드그룹의 사업과는 연관성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희귀 소장품도 있죠.

이에 이랜드월드는 제주시 애월읍에 추진 중인 테마파크와 서울 마곡동 패선박물관에 전시할 수집품이라고 해명하네요.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박물관 사업은 이랜드가 30년 전부터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었고 소장품은 박물관 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어느 시민의 이야기처럼,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을 다시 떠올리게 할 피아노인데 박물관이나 테마파크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지 그것부터 따질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7일 재무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켄싱턴 제주 등 일부 호텔과 이랜드크루즈 매각까지 추진하기로 발표한 이랜드그룹.

결국 호텔과 크루즈 매각을 통해 자금줄을 수혈한다는 방침인데요. 과연 매각은 순조롭게 이어질지, 그리고 이후에 전 전 대통령의 추억이 담긴 수집품은 어디로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배너
배너
배너

프라임TV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