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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 '품위 없는 재계'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7.07.26 17:33:32

[프라임경제] 최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가 시청률 8.9%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는 평범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품위 있는 삶을 사는 대성펄프 둘째 며느리와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 대성펄프 회장에게 일부러 접근해 나이 어린 부인이 되는 여성의 얘기입니다. 

근래 흔하게 언급되는 '막장 드라마'인 품위 있는 그녀와 함께 한 기업이 연관검색어로 오르내리며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판지 제조업체인 '영풍제지'의 노미정 전 부회장인데요. 이 드라마와 유사한 스토리 때문에 품위 있는 그녀는 이를 바탕으로 한 실화라는 주장도 흘러나옵니다. 

영풍제지를 창업해 40년 넘게 이끌어온 이무진 회장은 지난 2012년 당시 79세의 나이에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113만8452주(51.28%)를 35세 연하의 부인 노 부회장에게 넘겼는데요. 

이로 인해 노 부회장은 기존 보유 주식 9만6730주(4.36%)를 포함, 영풍제지 지분 55.64%를 확보하면서 영풍제지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그간 재계에 이름이 알려진 바가 전혀 없던 그녀의 등장은 '현대판 신데렐라'로 묘사되곤 했습니다. 

노 부회장은 이듬해 재벌닷컴이 집계한 상장사 보유 주식 배당금 순위에서 여성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1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기원씨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노 부회장은 최대주주가 되면서 주당 250원이던 배당금을 2000원으로 책정해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는데요. 그의 당시 월급은 1억4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나 충격을 안겨준 것은 이 회장의 장남 이택섭 영풍제지 전 대표가 2013년 3월 고소·고발한 내용인데요.

이 전 대표는 "노 부회장은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뒤 불법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받아 쌍둥이 자녀를 낳았다"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어머니는 큰 충격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부회장과 이 회장은 사실 불륜관계였던 것인데요. 심지어 이 회장은 이모씨와 재혼해 두 번째 가정을 꾸린 상태에서 노 부회장과 쌍둥이 자녀를 낳았고, 이를 견딜 수 없었던 이씨는 수면제 300알을 삼키며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이에 이씨는 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갔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퇴원 후에도 계속된 우울증에 시달린 이씨는 결국 자택 욕실 문고리에 넥타이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노 부회장은 이씨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남짓 지난 2011년 6월 이 회장과 혼인신고를 했는데요. 

노 부회장은 과연 회사를 잘 이끌었을까요? 글쎄요. 기업 측면에서의 결말은 좋지 않네요. 그는 최대주주로 오른 지 2년만인 2015년, 영풍제지를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운영하는 그로쓰제일호에 경영권을 포함, 보유 주식 1122만1730주(50.54%)를 매각했습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죠. 

영풍제지가 막장 드라마 급의 이야기로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면, 한 기업은 나이 차를 뛰어넘은 로맨틱한 사랑임을 외치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최연매 김정문알로에 회장입니다. 김정문알로에 직원이었던 최 회장은 1997년 회사 창업주인 고 김정문 전 회장과 결혼했는데요. 당시 최 회장의 나이 37세, 김 전 회장은 70세로 33살 차이를 극복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 회장은 직원 교육장을 찾은 김 창업주가 직원들 앞에서 시를 낭송하는 모습에 빠져든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 둘에게는 사업에 뛰어들기 전 국어 교사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모님이 된 그의 삶은 그저 비단길처럼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를 맞으면서 모든 계열사의 재무 상황이 크게 나빠졌고, 김 전 회장이 계열사 채무 연대 보증을 선 탓에 부부는 금융회사를 쫓아다니며 읍소해야만 했는데요. 

2003년 당시 부회장이 되면서 회사 경영에 참여해온 최 회장은 2005년 김 전 회장이 타계하고 회장직에 오릅니다. 2003년 주주 구성은 김정문 전 회장 60.96%, 그의 아들들이 각각 23.84%, 4.65% 등이었으나 이듬해 돌연 최 회장이 92.86%로 변경됐죠. 

최 회장이 경영에 나선 지 5년 후 김정문알로에는 매출액 300억원이 오른 9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김정문알로에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71억7700여원, 영업손실 3억8300여원입니다. 최근 5개년 실적을 살펴봐도 하락세인데요. 지난 2015년 제주공장을 완공한 김정문알로에는 재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누구나 어렸을 적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신데렐라 드라마' 속 주인공의 삶. 그 결말은 과연 누구나가 인정하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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