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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사업, MRG 없애고 사업재구조화하면 능사?

의정부경전철 파산 계기로 민자사업 계약·법 조항 대폭 재점검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7.25 14:39:31

[프라임경제] 비싸기만 한 도로나 철도, 외국 자본 등의 수익만 보장해주는 계약….

민간 참여로 각종 사회간접자본을 짓고 수익을 배분하는 민자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하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민자사업에 대한 경각심은 의정부경전철이 파산하는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다.

부정확한 수요 예측과 이를 토대 삼아 최소수입보장(MRG)을 하는 게 문제로 꼽혔지만 근래 드러나는 이슈는 이 같은 한계 이외에도 챙길 구석이 많다는 점을 방증한다.

◆MRG 적폐 여전…사업재구조화 요구 높아

현재 MRG 방식 보장은 금지됐다. 그러나 2009년 폐지 이전에 맺은 MRG 계약은 아직 남아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소수입보장제도(MRG)에 따라 정부가 민간에게 지급한 금액은 제도가 도입된 1999년 4월부터 2016년까지 총 6조1709억원에 달한다.

MRG 지급액은 제도 폐지 이후에도 증가해 2013년(8606억원) 정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5282억원까지 떨어졌지만 보통 30년에 이르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구조 특성상 15~20년 정도 보장되면서 급격한 감소 기록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혈세 투입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셀프 고리대금 논란'도 문제다. 자회사가 후순위채를 매입하도록 하거나, 민자사업으로 건립된 시설의 대주주가 된 회사가 스스로 높은 이자율에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편하게 높은 수익을 얻는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사업재구조화(자금재조달) 카드가 방안으로 거론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24일 "전국 14개 민자고속도로 차입금 현황을 보면, 선순위채 차입금리가 평균 6.29%에 달하고 후순위채의 경우는 무려 16.28%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혈세 낭비를 줄이고 이용자 편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사업재구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정부경전철의 모습. 파산했지만 시민 이용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 임혜현 기자

이 같은 사업재구조화 논의의 핵심은 계약 조건을 다시 짜는 것이다. 지속적인 부담인 MRG를 처리하고, 높은 이자부담 등도 조정하자는 것이다.

◆사업재구조화, 민간에서 먼저 바라는 경우도?

사업재구조화, 자금재조달에 분쟁이 없을 수 없다. 2016년 3월 수원지법 행정1부는 일산대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재무구조 원상회복 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고, 같은 해 11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도 서울고속도로와 국토교통부 간 분쟁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이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규정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법원 입장 때문이다.

법원은 민자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기자본비율 등 민간투자법이나 실시협약 등에 규정된 자금조달 구조를 위반하지 않는 한 자금조달 구성은 기본적으로는 사업시행자의 경영기법(재량)에 속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높은 이자율의 조달 방식 변경만으로 당국이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는 의견인데 이렇게만 보면 사업재구조화를 공공기관에서만 바랄 것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정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의정부경전철 사례에서는 계약 내용의 문제점이 뒤늦게 부각되면서 민간 운영 측이 먼저 사업재구조화 등 개선을 희망했으나 결국 파산으로 치달았다는 평이 나온다.

의정부경전철은 MRG 협약을 체결했으나, 예외조항이 하나 더 있었다. 실제 이용객수가 예측 수요의 50%를 밑돌면 MRG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항목이다. 

이런 MRG 부담이 사라지는 구간이 지나치게 오래 계속되자, 운영사에서는 사업재구조화를 내심 바랐다. 하지만 양자 협상이 결국 결렬됐고, 결국 파산 신청과 인용으로 치달았다.  

기본적으로 자금조달의 시스템을 만들고 수요를 예측해 사업을 장기간 이끄는 과정에서 민간과 공공기관 어느 쪽도 뒤늦게 나타나는 허점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계약 내용 자체를 디테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이끄는 대목이다.

◆민간과 공공기관 모두 피해 입을 수도… 법 규정 구체화 필요

상황이 이렇고 보면, 계약 내용에서 당사자들이 모든 것을 예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톱다운 방식으로 공익적 관점에서의 문제 손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높다.

김 의원은 24일 고비용 지출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고시'에 따르면, 자금재조달에 따른 이익을 사용료 인하에 우선 사용하고, MRG 축소나 사용기간 단축 등 민간투자사업 시행조건 개선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앞서 사업재구조화 카드를 꺼내든 당국의 조치가 매번 법원에서 가로막히는 상황에서 계획 고시를 앞세우는 경우 승복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현재 사업재구조화에 대한 법원 입장이 극히 부정적인 데에는 민간투자법 제 45조와 이를 뒷받침하는 대통령령 제 35조가 가능성을 대단히 좁게 보고 있기 때문.

따라서 김 의원 등의 언급대로 계획 고시를 기반으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으려면 해당 조항들을 고치거나, 적어도 같은 법의 다른 조항을 적극 해석하는 전향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민간투자법 제 48조는 공익을 위한 처분 규정이 정해졌으나, 이 규정은 다시 제 46조의 법령 위반 등에 관한 처리 규정의 내용을 빌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원상회복이나 그 밖의 방안'이라는 두루뭉술한 내용에서 사실상 MRG 문제를 모두 뜯어고치는 사업재구조 명령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식의 한계를 가진 것이다.

의정부경전철 사업 파산에서처럼, 현재의 민자사업시스템은 그간의 개혁 노력에도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괴물이 될 여지가 엿보인다. 운영사만 배를 불리면서 공공이익이 희생되는 것도 문제지만, 양쪽 모두에게 독이 되고 수술도 불가능한 시스템은 더 나쁜 변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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