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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년 전의 편지 '최저임금 17년래 최대 인상폭' 답장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7.17 11:45:52

[프라임경제] '17년 만의 최대 인상폭'.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보고 재계와 노동계 간 반응이 엇갈린다. 2020년경까지 시급 1만원 목표로 가는 여정이 드디어 시작됐다며 담담한 재계 인사는 사실상 없는 듯하다. 어차피 정해진 길이긴 해도 처음부터 그 보폭이 너무 크다는 충격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 결정으로 빚어지는 모든 일은 노동계의 책임"이라는 식의 압박성 발언이 나오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줄다리기에 앞서 이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나온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액을 이번에 정해진 대로 적용하면 기업 추가부담이 15조원을 넘긴다고 추정한다.

과연 최저임금 상승은 이처럼 부담만을 늘리는가.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 않다. 해마다 반복되는 논쟁이기도 하다. 이를 잘 설명한 연구자료나 기사의 시도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한 자료를 읽었던 일을 소개하려고 한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선 연구물과 시사점에 대한 해석을 위클리레터의 형태로 내는데,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2016년 7월12일자로 발행된 글('
최저임금 인상, 해고를 부르는 독배인가?')이니까, 계절도 딱 이맘때쯤이다.

새사연은 당시에도 이미 널리 퍼져있던 우려에 대해 지적하며, 보수적인 재계나 주류학계와 다른 시각을 내세웠다. 새사연은 "최저임금 인상은 (보수의 주장대로 고용 인원이 아닌) 노동시간을 감소시킨다"고 봤다. 

▲최저임금의 인상 효과가 고용되는 인원수를 줄이는 쪽으로 나타난다는 보수파의 견해(왼쪽)과 다만 노동시간의 감소로 나타날 따름이라는 반대 견해(오른쪽).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새사연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8.2%의 노동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고용도 8.2% 줄어들까? 8시간 일하는 노동자 3명을 고용했던 음식점업 사용자가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었다고 2명으로 고용을 줄이기는 힘들다. 상황이 정말 어렵다면, 노동시간을 1시간 줄일 것이다. 100명을 고용하는 업체의 경우 8명을 해고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후자의 경우도 노동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풀이했다.

어느 쪽이 정답이든 간에, 이 글은 반대편 주장에 대해 그래프를 그려가며 최대한 쉽게 풀어나가는 방식, '상대방의 말대로 갈 수도 있지만'이라는 가능성을 우선 인정은 하지만 결국 왜 그것에 찬성하지 않는가를 차분히 적어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노·사·정 간 조율과 타협으로 최저임금 결정을 평화롭게 풀어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에서도 그렇다.

딱 1년 전의 이 편지가 논의했던 대로 이제 최저임금 1만원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다. 이 편지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17년래 최대 인상폭이 답장의 요점이 아닐 것이다. 이런 충격파를 우리가 어떻게 흡수할 수 있는지 경제의 기초체력도 궁금하고, 이 와중에서 이익의 일부를 과감히 나눌 줄 아는 경영 감각도 어느 정도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조용히 차분하게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자세다. 이번 우리 사회의 '답장'에서도 그런 새사연 편지의 미덕이 발휘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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