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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여전히 사라는 증권사…금융당국 개선방안 효과는?

주가 급락에도 '매수' 의견 일색 "매도 리포트 인정하는 분위기부터 형성돼야"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7.01.12 18:19:34

[프라임경제] 한미약품(128940)이 잇단 계약 변경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0.34% 하락한 28만9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2일에는 28만4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작년 9월29일 베링거잉겔하임과 맺었던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29일(종가기준) 62만원이었던 주가는 하루 만에 50만8000원까지 빠졌고 10월에는 30만원대로 내려왔다.

이어 작년말에는 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에 기술 수출한 퀀텀프로젝트 계약 변경으로 계약금 4억유로(약 5050억원) 중 절반인 약 2억유로(약 2500억원)가량을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히며 또 한번 주가가 휘청였다.

잇단 기술계약 파기로 올해들어 한미약품 주가는 20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지난해 8조2000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도 현재 3조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곤두박질치는 주가와 달리 증권사들은 여전히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한미약품 관련 리포트를 발표한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32만원으로 하향했지만 투자의견을 '단기매수(Trading Buy)'로 제시했다. 기존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하향했지만 여전히 매수를 유지한 것. 

12일 리포트를 낸 삼성증권도 추가 기술 수출 계약 등 주가모멘텀 확보 시 주가가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무려 42만원으로 잡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안했다.

지난 10일 NH투자증권은 올해 한미약품이 255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 29만원, 투자의견은 중립(Hold)으로 밝히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했지만 '매도'를 권하는 증권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수' 일색인 증권사 리포트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지난 2015년에는 STS반도체(현 SFA반도체·036540)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증권사의 무조건적인 매수리포트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STS반도체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매수'를 권유하는 리포트를 작성했다.

같은 해 대우조선해양(042660) 또한 당시 정성립 사장이 '손실 가능성'을 언급한 뒤에도 증권사들은 매수 리포트를 발행했다. 작년 4월에는 키움증권이 재무상황이 악화된 한진해운(117930)에 대해 매수 리포트를 작성해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 46곳은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리포트 8만564건을 발표했다. 이 중 '매도' 의견은 2.4%인 1904건, '매수' 의견은 84.1%인 6만7766건에 달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18곳은 3년간 매도 리포트가 단 한 건도 발행되지 않았다.

이 같은 증권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수' 일색의 목표가를 제시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별도의 준법감시역인 '심의위원회'가 설치되고 애널리스트의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의 대표이사(CEO)가 성과급을 일률 평가하지 않고 내부의 보수위원회에서 성과급을 산정하기로 했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괴리율도 리포트에 숫자로 명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업, 투자자 모두가 인정해야 매도리포트가 나올 수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매도리포트 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 연봉체계도 몇 년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모여 논의했지만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연봉에 대해 간섭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고 이후 제재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켜지긴 힘들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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