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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미래를 열어준 '강력 질문'

 

오무철 코치 | om5172444@gmail.com | 2017.01.11 22:48:44

[프라임경제] 일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타인으로부터 그야말로 진땀이 나는, 정신이 번쩍 드는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질문을 코칭에서는 '강력 질문' 또는 '위대한 질문'이라 한다.

'강력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성찰하게 만들고, 더 나은 관점을 선사하며 고정관념을 타파하게 해준다. 더불어 용기와 힘을 북돋워 주고 긍정적이고 위력적인 행동을 낳게 한다'고 마이클 마쿼드는 <질문 리더십>에서 말하고 있다.

십 수 년 전 필자가 팀장 시절에 겪은 일이다.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 당시 필자는 팀원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자주 대화를 나눴었다. 하루는 우리 팀에 배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입사원과 그날 술자리의 마지막을 함께 하게 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다.

"팀장님,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나는 속으로 '뭘 새삼 정색해서 예의를 차리고 그러냐, 그냥 물어보면 되지' 하고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그래 궁금한 게 뭔데?"

"팀장님, 혹시 퇴직하고 나면 뭘 하실 계획이세요?"

그 질문을 받는 순간, 나는 뜨악했다. 순간적으로 나 자신에게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났다. 사실 그때까지 한 번도 퇴직 후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딱히 뭐라고 대답할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 당시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도 선명하지 않은데, 아마도 얼버무리고 말았을 것이리라.

나중에 코칭에서 질문기법을 배우면서 신입사원이 했던 그 질문이 바로 '강력 질문' 내지는 '위대한 질문'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 일이 있은 후, 필자의 생각과 행동은 완전히 달라졌다. 퇴직 후의 모습을 깊이 사고하게 되었고 청사진을 그렸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겼다. 4년간 성실히 광주까지의 원거리 통학을 통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기간에 걸친 집중적인 코칭 학습으로 코치자격증도 취득했다. 당연히 나의 강점이었던 리더십 강의의 질을 높이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얼마나 놀랍고 강력한 힘인가! 그래서 필자는 인생 2막을 면밀하게 준비하게 해주고 길을 열어준 그 질문에 대해 두고두고 고마움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코칭 강의를 할 때마다 '이런 게 바로 강력 질문'이라고 사례로 들고 있다.
 
최근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의 주인공은 바로 그 강력 질문을 했던 당사자였다.

"팀장님, 저 OOO입니다. 이번에 팀장으로 발령을 받아 내려왔습니다. 수소문해 봤더니, 팀장님께서 아직 이곳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뵙고 싶습니다. 식사자리에 한번 모시려고 하는데, 시간 좀 내 주시죠."

나는 반가워서 망설임 없이 바로 일정을 정했고 식사를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그 당시 느꼈던 바에 대해 소회를 밝히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물었다.

"그때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질문을 했어? 내가 나이는 들고 한심해 보였던 모양이지?"

"아닙니다. 그냥 궁금해서요. 팀장님의 모습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아, 그랬었구나. 솔직히 나는 그 질문에 충격을 받았었어. 그 질문 덕분에 준비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렇게 보람을 느끼며 전문코치로 활동하고 있어. 고마워."

이렇듯 강력 질문이란 꼭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의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강력 질문은 그 당시의 상황과 질문이 잘 어우러질 때 탄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회청문회에서 모 의원이 무려 18번이나 "블랙리스트, 존재하는 게 맞아요, 안 맞아요"를 끈질기게 반복 질문해서, 블랙리스트가 존재함을 확인해 주었듯이 '닫힌 질문'도 때에 따라서는 강력 질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평소 이런저런 이유로 질문하기를 꺼린다. 괜히 난 체하다 체면을 깎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질문을 주고받는 훈련 부족으로 어색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질문을 탐탁찮게 생각하는 '질문을 권하지 않는 환경'도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확인할 수 없는 말들과 확인해야 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한국의 현실은 어지럽다. 문제의 단초가 보였을 당시에 당사자가 간단한 질문만 했더라도 혼란은 막을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의 모든 갈등과 혼란의 중심에는, 알고 모름을 분명히 밝히는 지혜, 즉 '질문'이 부재했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더 이상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앞으로는 각자 맡은 바 역할에서 시의적절한 질문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올해에는 '질문을 권하는, 질문을 잘하는' 국민들이 되었으면….

오무철 코치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팀장·교수 / 번역서 <1년내 적자탈출. 일본의 교육양극화> / 공저 <그룹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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