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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숟가락은 오른손, 의자엔 반듯하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1.11 12:03:42

[프라임경제]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섬에 들어올 때엔 먼저 부(富)하게 한 연후에 따로 문자를 만들고 의관(衣冠)을 새로 제정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땅이 좁고 덕이 엷으니, 나는 인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먼저 먹도록 양보케 하여라." - 박지원作 '허생전' 중에서

소설 속 허생은 섬을 떠나면서 자신이 데려온 가난한 사람들이 알아서 배불리 먹고 서로 도우면 살도록 당부합니다. 따로 의관을 제정하는 등 새 사회 규범을 만들 생각을 포기한 것이죠. 대신 남은 이들에게 오른손에 숟가락, 장유유서 정도의 기본적인 도리만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 사진 속 지하철역에서 드러누워 전화 통화를 하는 이와 마주치고, 그야말로 '헉' 소리가 났는데요. 반대로 일각에선 복잡하지 않고 텅 빈 낮시간대라면 빈 공간에서 좀 편하게 있어도 또 뭐가 대수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 프라임경제

외국을 많이 오가며 다른 풍속도 들어오고, 편한 것을 찾는 세태가 널리 확산되다 보니 그야말로 기본적인 것만 아니면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간섭하지 않는 경향이 생긴 것도 사실인데요.

이번 기회에 공공장소 예절을 키워드로 한 번 검색해보니, 생각이 다른 이들이 한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하더군요.

공공장소에서 프랑스나 독일인들도 애들 엉망으로 굴지 않게 체벌하면서까지 교육한다는 이야기부터, 공공장소에서 괜히 지나치게 애들 구박하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었는데요.

▲같은 시대 SNS를 하는 이들도 공공장소 에티켓에 대해 180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 네이버 검색 결과 캡처

다른 이들이 고생스럽게 서 있는데 자리를 턱 차지하지 않는 정도, 아프거나 불편한 사람이나 임신부를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정도 등 그래도 어느 정도 에티켓의 공통분모는 분명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숟가락과 장유유서처럼 아주 기본적인 매뉴얼만 지켜지면 잘 산다고 허생은 봤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을 보며, 또 매일 뉴스를 들여다보고 만들고 하다 보니, 사람들은 이제 그런 기본 매뉴얼이라는 자체가 안중에 없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을 종종 해봅니다.

의자에 드러누운 사진 속 행동이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나, 법이나 질서 자체를 우습게 보는 생각의 발로만 아니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우리 사회가 이상한 뉴스들을 잠시 접어두고, 공공질서와 공동체생활의 숟가락은 무엇인지 한가롭게 의논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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