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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벤토탐방] 에키벤의 전설 '카마메시'

"벤토 알면 문화 보이고 문화 알면 일본 보인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 bsjang56@hanmail.net | 2017.01.10 10:00:51

[프라임경제] 솥밥이 뚝배기채로 벤토 진열대에 놓인 모습이 시선을 끈다. 얼핏 보면 한국의 '영양 솥밥'을 떠올리게 한다. 이것이 일본인들이 여행지를 오가며 한번은 먹는다는 '카마메시(釜飯)'다.

▲'토우게노카마메시'. ⓒ 오기노야 홈페이지

외국인 눈에는 용기가 이색적이고 중량도 꽤 나갈 듯해 과연 벤토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솥 안의 음식은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돼 있고 휴대가 불편하지 않도록 포장도 양호하다. 흠 잡을 데 없는 ​벤토인 것이다.

카마메시는 쌀에 간장·미린(단술) 같은 조미료를 첨가하고 표고버섯·닭고기·죽순·우엉·밤 등의 재료를 올려 지은 밥이다. 크게는 일본의 전통적인 쌀밥요리 '타키코미고항'의 범주에 포함되지만, '에키벤(역도시락)'의 명성이 있어 별도의 보통명사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카마메시는 90여년 전 관동대지진 때 이재민 급식소에서 힌트를 얻은 한 식당주인에 의해 '1인용식사'로 개발됐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지난 1958년 군마(群馬)현의 오기노야(荻野屋)라는 에키벤 업체가 '도우게노가마메시'를 내놓으면서다. 

'도우게(峠)'는 언덕을 뜻한다. 960m 고원에 위치한 '요코카와(横川)'라는 한 시골역 앞에서 벤토를 만들어 팔던 이 회사는, 고객들이 원하던 '따뜻한 집 밥'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한다. 

당시 에키벤은 어디를 가나 엇비슷한 내용으로 크게 환영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이때 오기노야가 내놓은 카마메시는 내용도 훌륭했지만, 보온성 좋은 도자기 용기를 사용함으로서 에키벤은 차디찬 나무 벤토라는 상식을 깬다. 

문예춘추와 같은 저명한 잡지가 칼럼으로 소개하며 오기노야는 서서히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그 성공 스토리가 TV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이 벤토는 마침내 '일본 최고의 에키벤'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지난 1885년에 설립된 이 회사의 홈페이지 첫 장에는 '앞으로도 지극정성을 담아'로 시작해 '한 분 한 분 진솔하게, 지극정성을 담아'로 맺는 5대째 회장의 인사말이 있다. 130년 이상 벤토 한 가지에 목숨을 걸고 있는 그들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일본에 토우게노카마메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해산물이나 쇠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또 다른 유명 카마메시도 많다. 마이바라(米原)역의 쇠고기와 찹쌀, 하마마츠(浜松)역의 해물 모둠, 센다이(仙台)역의 '호타테(가리비)'나 '와규(일본 소)' 등등…. 

카마메시를 먹으면 보너스를 한 개 챙길 수 있다. 집에서 뚝배기로 훌륭히 사용할 수 있는 용기가 그것이다. 

특히 오기노야의 용기는 '마시코(益子)'라는 전통 도자기 산지에서 굽는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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