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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추장' 김태균, 탄자니아서 사회적기업 '감동경영'

나이지리아 이어 탄자니아서도 교육-사업·사회공헌 맹활약…'가디언' 등 언론 주목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1.06 14:07:19

[프라임경제] "어려서부터 아프리카 봉사가 꿈이었고요,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뜻을 펼 수 있었던 것은 형과 누이의 덕이 큽니다."

직항 항공편도 없는 동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이곳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진행하는 사업가가 있다. 김태균 씨는 자신을 '나우 리미티드 대표'라고 소개한다.

젠틀한 말투와 제스처. 여느 사업가와 흡사한 인상이지만, 옷이 계절 감각이 좀 없다는 느낌을 준다. 탄자니아에서 킬리만자로 부근 지역 기후는 연중 우리 가을 날씨와 비슷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 보통 양복에 들어가지 않는 강렬한 문양도 아프리카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택한 것이라고 한다. 이 나라에서 김 대표의 법인은 사회적기업 프로젝트인 '킬리만자로 와토토'를 운영하는 모체다. 

▲현지 영자 신문에 실린 김태균 대표의 개안 수술 추진 뉴스. 그의 영어 이름인 티모시 태균 킴으로 소개돼 있다. ⓒ 탄자니아 IPP미디어그룹

본업은 사업이고 이를 바탕으로 돈을 벌어 종잣돈으로 사회공헌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직함도 갖고 있다. 바로 한글학교 교장. 바쁜 생활과 자금 구조로 인해 빠듯할 것 같지만 그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이고, 가족들도 흔쾌히 동의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내에게는 결혼 전부터 이미 제 비전에 대해 양해를 구한 상태였습니다. 회사 생활에 안주할 무렵, 아내가 오히려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러 떠날 때가 아니냐'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오래된 양복 입고 다니는 삼성맨 출신 '마이더스의 손'

그의 형이 먼저 나이지리아에 진출해 있었지만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많이 쓰는 스와힐리어도 능통치 못하다는 점도 그의 약점이었다. 다만 대학 시절부터 공부한 영어 밑천과 삼성전자에서 익힌 관리 능력이 힘이 돼 주었다.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외국 회사의 매장을 세팅해주는 인테리어업을 운영했습니다. 여기서 번 돈으로 꿈이 없이 사는 현지 청년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자는 취지로 '날자 필름 아카데미'를 세우고 장비를 사들여 관련 공부를 시켰습니다. 교회와 협력해 '베델 스쿨'이라는 초등학교를 짓기도 했고요." 

베델 스쿨 관련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그는 2014년까지 학교 운영 전반을 맡아 꾸리기도 했다. 사업이 제법 잘돼 이 돈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추장' 영예를 얻기도 했다.

▲김태균 대표가 나이지리아에서의 사회공헌을 인정받아 추장으로 추대됐다. ⓒ 나우리미티드

나이지리아에서 추장으로 추대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산유국이면서도 정치 시스템이 불안정한 이유가 바로 250여부족으로 갈라져 언어, 역사, 종교가 모두 다르기 때문. 이런 터에 외국인이 추장으로 인정받을 정도라는 이야기는 뚜렷한 공적은 물론 대단한 친화력과 친밀감을 발휘, 형성했다는 것을 말한다. 김 대표 외에 한국인 출신으로는 종자개량으로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한 학자가 추장이 된 예가 있다.

◆탄자니아로 이주, '거리의 아이들'에게 400포대 이상 식량 기부

▲김태균 대표는 나우 리미티드의 다양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 프라임경제

2014년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사업을 뒤로 하고 동쪽의 탄자니아로 이동했다. 그는 "이제 이곳에서는 어느 정도 할 일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돌이켰다. 김 대표의 누이가 앙골라에 진출해 있어 다양한 국가 정보를 남매 간에 공유할 수 있었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국가 중 하나라는 생각도 탄자니아행 결심을 부추겼다.

"탄자니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초원에 온갖 동물이 뛰어노는 것을 볼 수 있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에 특화된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명성은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 등 명소를 같이 점유하고 있는 인접 국가 케냐에 상당 부분 뺏기고 있지요."

북한과 중국이 백두산 영역을 서로 나눠서 차지하고 있지만 관광 수익 개발은 중국이 잘하고 있고, 알프스의 경우도 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 알프스가 다 존재하지만 이탈리아 알프스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처럼 탄자니아도 역시 덜 주목받는 '비운의 관광지'인 셈이다.

"관광자원 개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뚜렷하게 세계에 내세울 특산물이나 산업이 없이 고생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가 탄자니아 관광청 명예대사로 활동할 계획을 세우는 이유다. 나이지리아에서 쌓은 부와 노하우 등 현지에서 명사로서 활동한 경험을 탄자니아에서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기업가 정신을 심고, 사회공헌을 진행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2014년 이주 후 그는 수도 다에르살람 한글학교 운영에 동참했다. 이후 교장으로 역할을 다하면서 한인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고, 이들 교민과 주재원 인구가 탄자니아 현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마인드 변화를 일으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가 나우 리미티드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식으로 따지면 '사회적기업'인 킬리만자로 와토토를 운영하는 이유는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현지인들의 변화를 적극 독려하고, 서구 선진국 중심의 아프리카 지원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탄자니아는 부가가치세가 높게 매겨져 있는 등 세금상 경영 난점이 많습니다. 물론 부가세가 높다고 해서 바로 반기업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요. 직접세가 좋고 간접세가 나쁘고의 문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탄자니아는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에 간접세가 됐든 직접세가 됐든 세금을 많이 물리는, '쉽지 않은' 경제 구조의 나라다. 세금 구조 자체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친화적이지 않다. 때문에 선교단이나 구호기구 등에서 현지인을 고용하는 등 산업을 일으키려 해도 한계가 따른다.

"그렇지만 저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라고 등록해야 하고 또 '사회적기업'이라고 우리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다녀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죠. 그리고 기업으로 경영을 하고 사람을 뽑아쓰고 해야 무조건 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계속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치고 나갈 힘이 생긴다는 걸 현지 직원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거든요."

그는 이 같은 이유로 현지직원 채용방식과 교육훈련 등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고아 출신을 지역에서 추천받아 직원으로 일하게 하고, 대신 급여도 미화 150달러가량을 지급한다. 보통 근로자가 80달러선을 받고 최고학부를 나온 일류 사무직원도 400달러 이상을 받기 어려운 나라에서 상당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셈이다.

현지 시설에서 자라는 고아들은 기본적인 생활은 물론 일정 수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터라 셈하는 법 등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기에는 취약하다. 이에 김 대표는 "능력이 취약하더라도 이들이 앞으로 경제활동에 꼭 필요한 인재이기에 가르치고 익히도록 훈련시킨다"고 강조했다.

"일단 뽑으면 수습 급여를 주면서 셈 공부를 시키고요, 그 다음에는 작업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공부를 또 시킵니다. 막상 우리가 볼펜을 만들지만 3개월 정도는 실제로 볼펜을 만드는 일은 안 시키는 셈이죠. 제 생각에는 앞으로 우리 탄자니아 내 사업 역시 직원들을 볼펜 공장 직원으로만 쓰는 게 아니고 인테리어 등 고급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걸 대비해 적합한 직원 또 나중에는 독립해 어엿한 사장이 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는 겁니다."

▲킬리만자로 와토토를 설립, 고급 흑단 재질의 볼펜을 만들고 있다. ⓒ 나우 리미티드

나우 리미티드 직원들은 고급 흑단 재질을 다듬어 볼펜을 만든다. 볼펜을 만들어 얻는 이익이 크지는 않으나, 적어도 김 대표는 볼펜 한 자루 당 5Kg의 식량을 기부하도록 비율을 정해 실천하고 있다.

▲가뭄 등으로 고통받는 탄지니아 아이들에게 무료로 식량을 배포해오고 있다. ⓒ 나우 리미티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기부한 식량은 이미 400포대를 넘었다. 5Kg들이 한 포대면 한 아이가 2주에서 3주를 버틸 수 있다. 식량은 가뭄 지역 어린이나 고아원 아이들, 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제공된다. 특히 고아 출신으로 채용돼 일하는 직원들이 자기가 힘들게 올린 수익 중 일부가 이렇게 어려운 이들에게 식량으로 탈바꿈해 전달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몸소 식량 배포 작업에 나선다.

"도움을 받던 이에서 도움을 주는 이로 바뀌도록 직원들에게 경험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5명의 고아 출신 정규직원을 두고 있지만, 나이지리아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탄자니아에서도 1000명 채용의 다양한 사업체와 사회공헌 조직을 운영하고 싶다는 게 김 대표의 바람이다.

풍토병이 많은 아프리카 상황을 고려, 무료 개안수술 주선 등에도 나서고 있다. 현지 언론 '가디언(www.ippmedia.com)' 등에도 소개돼 이름이 제법 알려지게 됐다. 그런 만큼 그를 돕기 위한 손길도 늘어났다고. 그는 '신바람이 난다'면서 웃었다. 그가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글학교에 전우형 탄자니아 코트라 관장 등 관련기구 종사자들이 특강 강사로 나서기도 했다. 

▲김태균 대표는 탄자니아 발전에 기여해 한국에 관한 좋은 이미지를 심고 싶다며 각오를 불끈 다졌다. ⓒ 프라임경제

"한때 (인근 국가인) 케냐까지 오가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져서 좀 아쉽다"는 그는 탄자니아가 현재 일취월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빈부격차 해소와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일조하겠다는 꿈을 더욱 다잡고 있다.

"탄자니아의 경우 인터넷망 보급이 늦어져서 오히려 PC 시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모바일로 유튜브를 보는 등 급격한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삼성 폰 등 국산품을 애용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한국에서 온 사업가, 사회운동가가 있었다는 점도 기억할 수 있도록 작지만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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