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조선 '빅3' 노사갈등 회복 기미 없어

업계 신년 화두 '생존'에도 주도권 싸움 교착될 듯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01.06 10:17:28

[프라임경제] 조선 빅3가 올해 신년사에서 화두로 던진 것은 '생존'이었다. 지난 한 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조선 빅3는 올해도 역시 자구안 실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사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각사

강환구 현대중공업(009540)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주력사업의 업황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부를 한시바삐 안정시키고 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010140) 사장 역시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하며 "자구안과 시장상황에 맞춰 올해도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도 "올해 조선과 해운시장은 극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도약하며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만드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같이 구조조정을 이어가며 회사의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인력 감축으로 뒤숭숭해진 사내 분위기를 수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 3사 모두 노조(또는 노협)와 지난해부터 끌어온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 특히 노조가 인력감축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사측의 협상 시도조차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8개월째 끌어오고 있는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난 4일 제69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전날인 3일 강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단둘이 만나 약 30분간 사전 회의를 진행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 위원장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노조가 양보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사측의 긍정적인 자세를 요구한 반면, 강 사장은 최대한 빨리 설 연휴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하자는 내용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경우 서로에게 민감한 사안을 안고 있는 처지라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현재 회사를 사업부문별로 6개 독립사업회사로 분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전체 인력 중 20%에 달하는 4500여명이 분사된다.

노조로서는 분사를 막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노조의 규모와 힘이 떨어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말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가입을 타결했다. 지난 2004년 제명당한 후 상급단체가 없는 독립노조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금속노조 가입을 통해 사측과 또 다른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해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 뉴스1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이후로 3개월 이상 임단협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9월 말 임단협 협상을 마지막으로 결렬된 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강성의 새 지도부가 꾸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김원극 신임 위원장은 당선 직후 "사측의 자구안 철폐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삼성중공업은 노협이 집행부를 구성했으나 사측이 현재 그룹사 리스크로 인해 임원 인사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교섭위원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그룹은 보통 12월 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지난해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검찰 수사 등으로 인사일정을 무기한 연장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인사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지금 교섭위원을 구성하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는 일단 지켜보자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노사협상이 결국 설 명절을 넘길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 5일 새해 첫 임단협을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해 11월 회사가 채권단으로부터 자본확충을 받는 과정에서 단체행동 없이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임단협도 비교적 쉽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이견을 좁혀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로서는 당연히 대규모 인력감축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임단협이 길어지고 있으나 구조조정을 중단시킬 수 있는 비장의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만 어느 곳도 순순히 주도권을 넘길 수 없는 터라 교착 상태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프라임TV

+ 더보기
배너